[뒤로 가는 발전 공기업] 태양광·풍력 등 재생E ‘외면’…탄소중립 역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1.26 15:38
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사진=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5대 발전 공기업들이 탄소를 배출하는 바이오에너지와 신에너지인 연료전지·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위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태양광·풍력·수력의 발전은 구색에 그쳐 외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정부정책을 적극 뒷받침해야 할 발전 공기업들이 2050년 탄소 중립화(탄소 순 배출 제로화) 등 정부의 노력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용량은 전체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의 21% 수준이다.

26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 등 5대 한전 발전 자회사의 태양광·풍력·수력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 규모는 총 355.63MW으로 조사됐다. 신재생에너지 전체 발전설비 용량 1650.43MW의 21%에 그쳤다.

실제 발전량으로 따지면 간헐성 등으로 이용률(효율)이 떨어지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신재생에너지 내 차지하는 비중은 더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년 태양광 이용률은 15.3%, 풍력은 22.3%로 나타났다. 이용률은 실제 설비용량에서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설비용량이 같아도 이용률이 낮으면 발전량이 적게 나온다. 연료전지는 이용률이 90%에 가까우며 바이오에너지와 IGCC도 이론상 연료전지 수준으로 발전하는 게 가능하다. 설비용량이 같더라도 태양광과 풍력의 실제 발전량은 연료전지·바이오에너지·IGCC의 약 4분의 1 또는 6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5대 발전 공기업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이들 기업의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 밑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 5개 발전자회사 신재생에너지 보급 현황 (단위:MW)

발전사 신재생에너지 총합 신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신에너지
재생에너지(바이오 제외)                  
태양광 풍력 수력 총합 바이오 연료전지 석탄가스 복합
남동발전 485.16 31.35 58.30 18.60 108.25 325.00 51.91 0.00
남부발전 327.71 26.68 39.50 2.81 68.99 200.00 58.72 0.00
서부발전  473.69 47.20 16.00 2.20 65.4 0.00 61.96 346.33
동서발전 126.19 48.71 3.00 8.20 59.91 30.00 36.28 0.00
중부발전 237.68 14.58 26.00 12.50 53.08 150.00 34.60 0.00
5대 발전 자회사들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라 총발전량의 일정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올해는 의무비율이 9%로 지난해 7%에서 2%포인트 증가했다. 발전 자회사들은 RPS 의무량을 채우기 위해 외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입하거나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지어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업계와 환경단체는 RPS를 이행하는 발전자회사들이 의무공급량을 채우기 위해 바이오에너지와 신에너지 위주로 발전한다고 꾸준히 지적해왔다. 발전자회사가 발전하는 만큼 RPS 시장에서 REC 구매량을 줄여 REC 가격이 하락해 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 차질이 생겼다고 본다. 발전 자회사가 바이오에너지와 신에너지로 RPS 의무량을 채우면서 태양광·풍력이 그만큼 밀려났다는 뜻이다.

바이오에너지는 발전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원료인 목재펠릿은 80% 넘게 해외에서 수입해 수입과정에서도 탄소가 배출된다고 지적받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18년 목재펠릿 REC 가중치를 1.0에서 0.5로 낮췄었다.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수소는 화석에너지에서 추출해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한다. 연료전지는 아직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인 ‘그린 수소’로 발전을 하려면 기술개발이 더 필요하다. 정부는 연료전지의 특수성을 인정해 다른 재생에너지와 따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연료전지는 내년에 RPS에서 분리돼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HPS)로 지원받는다.

IGCC는 석탄을 가스화해서 이용하는 발전으로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반대된다고 지적받았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IGCC를 신에너지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발전 자회사들이 재생에너지를 외면하고 신에너지를 발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신에너지의 이용률이 높아 효율적이고 기존 발전소와 연료를 활용할 수 있어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에너지는 기존의 석탄발전소를 활용해 발전할 수 있다. 연료로 사용되는 수입산 목재펠릿은 가격이 톤당 약 15만원으로 이번 달 기준 유연탄 톤당 11만원과 무연탄 20만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IGCC는 기존에 사용하던 석탄을 이용해 발전이 가능하다.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친환경 탄소중립 정책 취지에 따라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에너지원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발전사들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RPS 의무량을 채우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발전사들의 신재생에너지 총 발전용량은 △남동발전 485.16MW △남부발전 327.71MW △서부발전 473.69MW △동서발전 126.19MW △중부발전237.68MW이다.

태양광·풍력·수력의 총 발전용량과 전체 발전용량 중 차지하는 비율은 △남동발전 108.25MW(22%) △남부발전 68.99MW(21%) △서부발전 65.40MW(13%) △동서발전 59.91MW(47%) △중부발전 53.08MW(22%)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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