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경영진 스톡옵션 가치 13억 달러로 급증
게임스톱 대주주 보유 지분가치도↑
美증권당국 "조작거래 행위 적발시 개인투자자 보호"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의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경영진이 헤지펀드와 개인투자자 간에 공매도 전쟁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면서 스톡옵션 가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미국 증권 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특정 주식의 거래를 과도하게 제한한 행위에 대해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게임스톱 사태는 새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 개인-공매도 세력 간 힘겨루기에...게임스톱 경영진 '함박웃음'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헤지펀드와 개미 투자자들의 공매도 전쟁에 힘입어 게임스톱 경영진의 스톡옵션 가치가 13억 달러(한화 약 1조4500억원)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조지 셔먼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수년간 회사로부터 받게 되는 주식의 가치는 이날 오전 10시45분 7억 달러(약 7800억원)로 커졌으며, 제임스 벨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받게 될 주식 가치는 1억7000만 달러(약 1900억원)로 부풀어 올랐다.
프랭크 햄린 고객담당임원(CCO)의 주식 가치는 1억2000만 달러(약 1340억원)로 커졌다.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으로 인해 개임스톱 대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도 함께 증가했다.
게임스톱 지분 13%를 보유한 라이언 코언의 지분 가치는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 이상이 됐고, 또 다른 대주주 도널드 포스의 지분가치는 11억 달러(약 1조2300억원)로 불었다.
이렇듯 게임스톱 경영진의 스톡옵션과 지분 가치가 급증한 것은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맞서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개임스톱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13억 달러에서 현재 200억 달러(약 22조3000억원) 이상이다.
다만 최근 게임스톱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급등한 만큼 향후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경우 이들의 스톡옵션 가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회계연도에 게임스톱의 매출은 22% 감소했고, 4억7100만 달러(약 52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 개인투자자 주식 거래제한 파장...美SEC "면밀히 점검"
이처럼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세력 간에 힘겨루기로 인해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 증권 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특정 주식의 거래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게임스톱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로이터통신과 CNBC방송에 따르면 SEC는 "투자자들에게 불이익을 줬거나 특정 주식의 거래 능력을 지나치게 억제했을 가능성이 있는 규제 대상 기관의 조치를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무료 증권거래 앱인 로빈후드 등 일부 회사가 전날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블랙베리 등의 주식 거래를 제한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미 정치권에서도 헤지펀드는 해당 주식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개미들의 매수를 막고 매도만 허용한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로빈후드는 하루 만에 백기를 들고 게임스톱 등의 주식 거래를 재개했으나,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SEC까지 점검 계획을 밝히면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SEC는 이날 성명에서 "연방 증권법에서 금지하는 조작 거래 행위 등이 드러날 경우 우리는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잘못을 적발하고 규제 대상 기관들이 투자자 보호 의무를 지키게 하도록 유관 기관들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 제한이 풀리자 전날 44% 급락한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2배 이상 치솟으며 다시 폭등세로 돌아섰다.
최근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몇몇 헤지펀드가 게임스톱을 공매도 타깃으로 삼은 데 반발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를 중심으로 뭉쳐 이 회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 1700% 이상 주가를 폭등시켰다.
게임스톱 주식을 대량 공매도한 일부 헤지펀드가 엄청난 손실을 내고 항복을 선언했으나, 대부분의 공매도 세력은 천문학적인 손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버티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