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아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기준금리를 또 다시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과 일치했지만 매파적 동결과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하락세(엔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후 7월 회의에서 금리를 0∼0.1%에서 0.25% 정도로 인상한 뒤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2회 연속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블룸버그가 조사했던 53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예상한 결과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미국 대선이 다음 주에 치러지는 만큼 불확실성을 고려해 일단 관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회의 후 “해외 경제, 특히 미국 경제의 흐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27일 일본 총선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공명당과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일본 정국이 불안정해진 것도 금리 동결의 또 다른 요인으로 거론됐다.
다만 일본은행은 내년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이 2%에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불학실성에도 불구하고 향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관측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다이와증권의 수에히로 토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금융정책 정상화를 계속할 수 있는 궤도에 있다고 일본은행은 말하고 있다"며 “정치 불안정 때문에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일본은행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오늘 발표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도 그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기무라 타로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은 금융완화를 줄이기 위해 너무 오래 기다릴 수 없다"며 “임금과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 속에서 엔화가 새로 하방 압박을 받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2%를 크게 넘어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3개월마다 새로 내놓는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도 이날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 기준) 상승률 전망치를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2.5%로,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와 2026년도(2026년 4월∼2027년 3월)는 각각 1.9%로 제시했다.
2024년도와 2026년도는 직전인 7월 전망치와 같으며 2025년도는 0.2%포인트(p) 내렸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4년도 0.6%, 2025년도 1.1%, 2026년도 1.0%로 각각 예상했다. 2024년도와 2026년도는 7월과 같으며 2025년도는 0.1%포인트 올렸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2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94엔을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153엔 중반대에 머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