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재난지원금보다 전기·수도료 지원 시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2.17 15:35   수정 2021.03.27 14:42:17

오세영 에너지환경부 기자

오세영 기자수첩
‘선별이냐 보편이냐.’ 얼마 전까지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국회에서 한창 설전이 이어졌다. 결국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는 선별적 지급으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가 몇 차례 재확산 되자 국내 경기까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전염병의 공격에 정부가 나서서 대안을 마련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지급 대상 범위를 지정하기 전에 짚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재난지원금은 입을 거리나 먹거리를 살 때 쓸 수 있다. 그러나 전기나 수도, 가스 등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비용을 낼 수는 없다. 전기료와 수도요금 등 공과금은 선별적으로 내는 비용이 아닌 모든 국민이 내는 보편적인 비용이다.

최근 실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취업자 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온 국민이 느끼는 공과금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취약계층이 느끼는 공과금 부담감은 더 무섭다.

정부는 취약계층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빅데이터를 이용한 관리망을 도입했다. 문제는 최신 시스템을 적용하고도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들이 많다는 점이다. 방배동 모자사건과 송파구 세 모녀 사건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60대 노모와 아들은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을 받는다는 이유로 취약계층 복지혜택을 받지 못했다. 방배동 모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드러나기 약 6년 전에는 서울 송파구 반 지하에서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기료와 수도요금 몇 푼이나 한다고’라며 외면할 일이 아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의·식·주를 충족해야 한다. 의·식·주를 안정적으로 누리려면 전기나 수도, 가스 등 에너지원이 밑받침 돼야 된다. 에너지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사용하는 기본 동력이다. 그러나 이를 외면한 채 소비활성화를 위해서만 지원한다는 건 진정한 ‘보편적’ 지급이 아니다.

코로나로 침체된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취지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만 최소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기나 수도요금, 가스요금 등에 대한 정부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적어도 국민들이 기본 동력을 사용할 수 없어 삶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0

실시간 종합Top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