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쌍용차 위기 극복, 우리 모두의 문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2.22 15:51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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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올해 자동차 업계 가장 큰 과제는 쌍용차 사태다. 쌍용차 유동성 위기 문제는 해결 여부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주요 협력사 350여군데는 물론이고 하청기업과 관련된 직종까지 고려하면 연관 인원이 수십만명에 이른다. 특히 제작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쌍용차를 운행하는 소비자는 물론 관련 애프터마켓까지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쌍용차는 작년 후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현재 자율조정기간 3개월이 모두 끝나간다. 이달 말까지 결론을 지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반년 이상을 진행해 온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가 협의를 포기하고 자국으로 퇴각하면서 현재 법정관리를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P플랜(사전 회생계획)도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현 시점에서는 약 5000억원이라도 마련하고 1조원에 이르는 채권은 당분간 동결하해 수명연장을 해야 한다. 과연 1조원 이상의 현금이 투입돼도 생존을 할 것인가에 대한 언급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미 매우 부정적이다. 모기업인 마힌드라의 무책임한 자포자기가 가장 심각한 문제다. 다만 쌍용차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등 한계성으로 인한 점유율 향상 등 유의미한 실적을 나타내지 못한 이유도 있다.

과연 쌍용차는 올해를 넘길 수 있을 것인가?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보았던 이유는 P플랜을 통해 일부 비용을 동결하고 신규 투자와 산업은행의 비용을 함께 해 1~2가지 핵심 신차를 투입하고 운영자금으로 2~3년 버티는 전략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다. 물론 산업은행도 이동걸 회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흑자 때까지의 쟁의 금지와 3년 임단협 조건을 노조가 동의해야 하고 국민적 설득을 해야 일부 금액 투입이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조건 앞에서는 마힌드라나 다른 투자자의 투자가 우선 진행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쌍용차는 위기 중의 위기다. 향후 투자가 전제되지 않으면 산업은행 등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고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이 상태면 법원 중심의 법정관리가 진행돼 강력한 구조조정 등은 물론이고 죽으냐 사느냐를 결정짓는 순간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월급은 물론이고 차량 판매도 거의 어려워지면서 노사가 들썩이고 생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 시점에서 이미 부품공급 중단으로 수시로 공장을 정지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당연히 차량 서비스 등 우려사항으로 소비자에게 신차도 판매가 되지 않는 삼중고가 예상된다.

더 이상의 카드는 없는 실정이다.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하나 수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불가능한 얘기이고 미국으로 돌아간 HAAH를 설득해 다시 협상을 이끌어내는 방법만이 남아있다고 하겠다. HAAH의 경영권을 위한 약 51% 이상의 지분과 약 2700억원의 투자비 그리고 산업은행의 유사 금액의 보장을 통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부 채권 동결과 새 자금을 통한 신차 개발과 활성화가 약 2~3년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진다면 미래 쌍용차의 존재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는 상당히 어둡다.

한 가지 변수는 있다. 지난 2018년 대통령이 인도 방문에서 인도 마힌드라 회장과 만나면서 해고 노동자의 복직 문제를 언급해 이후 모두 복직한 만큼 정부가 이미 쌍용차에 발을 담갔다는 것이다. 이것을 명분으로 해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섣부르게 사기업에 개입한 정황은 문제가 크고 이를 명분으로 투자자 없이 정부가 개입하는 악수를 둘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과연 정부가 투자자 없이 개입할 것인가? 그리고 과연 이번 정부가 끝나기 전에 쌍용차가 공중 분해되는 최악의 상태를 그대로 놔둘 것인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다음 정권으로 폭탄을 돌리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 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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