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
코로나19 사태로 보여왔던 글로벌 탄소배출의 감소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이다.
2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와 연관된 글로벌 탄소배출량은 전년대비 5.8% 감축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절대적인 감축량도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약 20억 톤 가량의 탄소배출이 감축됐다.
▲1990-2020 세계 탄소배출 추이(단위 : 기가톤, 자료:IEA) |
IEA는 "탄소배출량은 지난해 4월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강하게 반등해 12월에는 2019년 동기 대비 오히려 2%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회복되면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한데다 세계 각국이 청정에너지 활성화 정책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로 인해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탄소배출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탄소배출 증가세...
미국도 연말엔 2019 수준 근접
실제 지난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경제 성장을 기록한 중국의 경우 탄소배출이 작년 4월부터 반등해 결국 연간 기준으로 2019년 대비 0.8%(7500만톤) 증가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4월 탄소배출량이 전년대비 41% 감소했지만, 봉쇄조치가 해제되고 경제활동이 활력을 되찾자 작년 9월 탄소배출은 2019년 수준을 뛰어넘었다.
브라질 역시 작년 4월 탄소배출이 전년대비 23% 떨어지면서 저점을 기록했지만 그 이후 도로교통이 활발해지고 원유 수요가 증가해 4분기에는 전년 동분기의 배출량을 상회했다.
미국의 지난해 탄소배출량은 연간 기준 10%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월별 배출 추이를 살펴보면 6월부터 배출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연말에는 2019년 수준까지 근접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한파로 인해 화석연료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지난해 말 일어난 탄소배출의 반등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시키기 위한 조치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엄중한 경고"라며 "정부가 올바른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2019년을 배출정점의 해로 만들 수 있었던 역사적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IEA는 작년 3월부터 경기부양에 청정에너지를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지만, 지금의 수치는 우리가 다시 탄소 집약적인 모습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세계 에너지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한 도전과제가 산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롤 사무총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주요국들의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올해 탄소배출량은 증가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탄소배출 감소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비롤 사무총장은 "중국이 탄소중립의 포부를 밝혔으며, 미국의 새 행정부는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했고 기후 문제를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라며 "유럽연합(EU)은 그린딜과 지속가능한회복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인도의 재생에너지 정책 성공은 자국의 미래 에너지를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IEA는 오는 5월18일 ‘2050 탄소 순 제로’ 달성을 위한 에너지 분야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며, 영국에서 개최되는 제26차 UN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 지도부를 초청해 오는 31일 ‘IEA-COP26 순 제로 협의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