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9,000 기념 타종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가 18일 사상 처음 9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경고가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25% 오른 9063.8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23% 오른 8884.92로 출발해 장중 전고점(2일·8933.62)을 갈아치우더니 낮 12시 57분께 9000선을 넘어섰다. 이후 한때 9106.07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의 상승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에서 4000선까지 오르는 데 129일이 걸렸고, 4000선에서 5000선까지는 87일, 5000선에서 6000선까지는 34일이 소요됐다. 이후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7000선 돌파에는 70일이 걸렸지만 7000선에서 8000선까지는 9일 만에 도달했다. 이날 9000선 돌파까지는 34일이 걸렸다.
코스피 랠리의 중심에는 대형 반도체주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4.62% 오른 3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6.51% 상승한 268만5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273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처럼 반도체주가 증시를 주도하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투자자들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가 이끄는 JP모건 전략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주가 이번 주 사상 최고치로 반등하는 과정에서 변동성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위험가치(VaR)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험가치 충격은 시장 가격이 급격히 움직이면서 투자자들이 사전에 설정한 위험 한도를 초과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내부 위험관리 규정에 따라 보유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
보고서는 “위험가치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늘어날수록 시장은 변동성에 의해 유발되는 자기강화적 매도에 더욱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SOX 흐름(흰색)과 SOX의 10일 변동성(주황색) 추이(사진=블룸버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곳 추적)는 이달 초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과열됐다는 우려로 지난 5일에만 10% 넘게 급락했다. 그러나 이후 빠르게 반등하며 지난 15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이번 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반도체주 롱포지션(매수)이 글로벌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 전략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서도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고, 지난달 말 50%를 돌파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비중을 각각 28.58%와 25.81%까지 늘려 총 54%를 넘기며 사상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JP모건은 위험가치 충격이 발생하기 전에는 일반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서서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달 초 글로벌 증시 급락 직전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으며 시장 유동성 역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도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주가지수에서 반도체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당 기업들의 매출 비중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제 매출 성장 속도가 시가총액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 대비 매출 비중 비율은 약 6배 수준으로, S&P500 지수 내 매그니피센트7(M7)의 동일 지표보다 두 배 이상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