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으로 촉발된 전셋값 양극화 여전

윤민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16 16:38

공시가격 인상으로 기존 전셋값에 월세 붙인 매물도 등장

아파트

▲15일 서울의 공시가격이 평균 20% 상승률을 보이면서 서울 전역에서는 기존 전세보증금 수준에 임대료가 추가된 반전세 매물이 등장하는 등 임대차 시장의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지역에 아파트가 밀집된 모습.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지난해부터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이 전세시장 폭등을 일으킨 후 전셋값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하는 곳과 새로운 세입자가 계약하는 곳의 임대료, 보증금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대에서도 억 단위로 전셋값이 차이 나는가 하면, 기존 전세 보증금 수준에 월 임대료까지 추가된 매물이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한 재산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돼 양극화 현상을 더욱 부추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평균 집값이 가장 높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난해 평균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노도강(노원·도봉·성북구) 등에서 모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곳은 보증금 상승 상한선이 5% 이내로 제한되는 반면 새로운 세입자를 받는 곳은 4년치의 상승분이 지금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노원구(34.66%)에서는 기존 전세 보증금 수준에 임대료가 추가된 반전세 매물이 등장했다. 라이프청구신동아 아파트 전용 115㎡는 지난 2월까지 전셋값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여부과 신규 세입자 계약에 따라 5억5000만∼9억8000만원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공시가격이 발표된 15일 당일에는 이 평형대에서 보증금 6억원에 임대료 100만원 짜리 반전세 매물이 등장했다. 임대료가 전혀 없는 완전 전세 매물은 9억5000만원선까지 시세가 형성됐다가 공시가격이 발표된 날 최고 11억원까지 급등했다.

마포구(20.36%) 한강밤섬자이의 경우도 지난해 6월 이후로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전용 132㎡의 매물이 15일과 16일에 갑자기 등장했다. 이 평형대의 현재 시세는 16일 9억7650만원인데 월세 시세는 보증금 8억원에 임대료가 150만원 붙었다. 통상적으로 보증금 1억원 당 임대료가 30만원 발생하던 통념을 깨고 ‘부르는 게 값’이 된 상황이다.

서울에서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낮은 서초구(13.53%)의 경우 현재 평균 전셋값이 가장 높은 래미안퍼스티지는 전용 59㎡를 기준으로 지난달 전세 실거래 금액이 6억3554만∼15억원이다. 같은 단지, 같은 평형대에서만 가격 차이가 136%나 차이가 난다. 현재 매물도 전세의 경우 보증금이 13억∼15억원 수준이다. 이 단지는 지난 15일 공시가격이 발표된 직후 월세 보증금 13억원에 임대료는 50만원의 매물이 등장했다. 전세 보증금 수준에 임대료까지 가중된 것이다.

서초구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월세는 보증금 1억원이 내려가면 임대료는 통상적으로 30만원씩 올라가는데, 15일 공시가격이 발표되면서 기존 전세 매물에 월세를 몇 십 만원 씩 올린다는 집주인 전화를 너무 많이 받았다"며 "재산세니 종부세니 올라도 팔 생각이 없고 세금을 그대로 내도 상관없는 경우가 많은데 월세를 돌리면 1년에 최소 몇 백 만원은 절약할 수 있으니 반전세 개념의 매물이 늘어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min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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