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 키워드로 본 LG생건·아모레 전략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21 18:46

LG생활건강 "MZ 세대에 익숙한 라이브커머스 실행력 강화 "



아모레퍼시픽 "디지털 최적화 콘텐츠로 적시에 고객과 교감"



지난 19일 열린 양사 올해 주총 키워드로 본 핵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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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오른쪽)


[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화장품 업계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공통적으로 ‘디지털’을 키워드로 제시, 디지털 강화를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라이브커머스 성공 방정식 발굴과 인프라 구축을, LG생활건강은 디지털 판매 방식 고도화 등을 전략으로 꼽았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오프라인을 넘어서면서 이에 대한 시기 적절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양사의 주주총회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한 키워드는 ‘디지털’이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시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열린 제 1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로 "올해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디지털 최적화된 콘텐츠로 적시에 고객과 교감하고 전사적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새로운 시대의 경쟁우위를 이뤄 내겠다. 눈에 보이는 불필요한 비용과 보이지 않는 비효율을 줄여 손익 구조를 개선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체질을 혁신해 전사적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지를 나타내듯,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외 메이저 플랫폼과 협업을 강화하고 이커머스 매출을 30% 이상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라이브커머스 성공 방정식 발굴 등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구개발·생산·경영관리 등에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 간 연계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오프라인 단골 매장 ‘마이샵’을 등록하는 고객에게 제공한 할인 쿠폰을 온라인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선 ‘다다그룹’과 제휴를 맺은 뒤 총알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다그룹의 총알배송 서비스는 배달 플랫폼 다다나우가 유통 플랫폼 JD다오자에 접수된 주문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해 1시간 이내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지난 1월 신년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고객과 유통의 변화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철저한 고객 중심의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의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반영해야 한다"며 3대 추진 전략 중 하나로 ‘디지털 대전환’을 내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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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열린 제15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LG생활건강도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한다. 같은 날 진행한 LG생활건강 주주총회에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진화하는 고객을 정확히 감지해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당사만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MZ 세대에게 익숙한 라이브커머스의 실행력을 강화, 외부와 적극적인 협업으로 디지털마케팅 역량을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한 것.

차 부회장은 "진화하는 고객을 정확히 감지해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당사만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차 부회장은 선제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강화해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 전략을 온·오프라인 병행 공략으로 바꾼 바 있다. 지난 2018년 더페이스샵의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온라인 판로를 확대하고, 후·숨·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를 중국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온·오프라인 시장을 함께 공략한 것. 이로써 코로나19 판데믹(대유행) 여파를 비껴나갈 수 있었다.

현재 LG생활건강은 제품 체험·주문이 가능한 디지털 카탈로그를 구축하는 등 디지털 판매방식 고도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국 화장품 자회사 ‘에이본’에서 디지털 카탈로그를 공개하기도 했다. 디지털에 친숙한 새로운 에이본렙 확보와 고객 유치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기존 종이 카탈로그를 통해 고객에게 제품과 프로모션 정보를 제공해온 것과 달리 디지털 카탈로그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맹점 영업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직영 온라인 몰의 수익을 오프라인 가맹점이 가져갈 수 있도록 개편하는 등 디지털 전환으로 해결방안을 찾았다.

양사가 디지털 집중을 언급한 이유엔 시대적 흐름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화장품 판매 증가로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갔으나 4차 산업혁명 도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채널을 찾는 소비자 수가 늘어나면서 매장 영업 자체가 직격탄을 맞아서다.

실제 최근 3년간 두 회사의 오프라인 매장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 2017년 각각 1248개, 75개였던 아리따움 가맹점, 직영점 점포 수가 2019년 1003개, 21개로 줄었다. LG생활건강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의 매장 수는 지난 2017년 총 1225개였지만 지난 2019년에는 1084개까지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대, 환경의 변화가 판매 채널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라며 "실적이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이 정리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때 메카로 꼽혔던 명동의 화장품 매장이 정리된 것을 보면 오프라인 매장이 승승장구하던 시기는 지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앞으로 이들 업체에서도 자사 브랜드와 이커머스, 또는 포털 등과 협업해 온라인 판매에 더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yumix@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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