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생일선물? 이젠 유전자서비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3.23 17:08
반려동물 생일선물? 이젠 유전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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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림축산검역본부)

[에너지경제신문=이나경 기자] #김민하(30세) 씨는 얼마 전 키우고 있는 반려묘에게 생일선물을 했다. 먹을거리나 용품이 아닌 유전자검사. 동네 동물병원에서 친묘의 영향으로 자신이 키우는 반려묘가 유전적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 김씨는 유전자 검사 비용도 10만원 안팎으로 저렴하고 미리 질병이나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신청하게 됐다. 검사 절차도 간단했다. 인터넷을 통해 키우는 반려묘에 대한 성별, 종 등의 기본적인 정보를 입력한 신청서를 접수한 후 집으로 배달 온 샘플채취 키트에 이들의 모근 10가닥 정도와 양쪽 볼을 비빈 면봉을 보내면 검사준비는 끝난다. 

김 씨는 10일 만에 반려묘의 유전자검사 결과서를 받아 볼 수 있었고 다행히 심장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반려묘들의 유전적 질환을 예방할 수 있어 불안감을 덜었다"며 "검사비도 저렴하지만 방법도 간단해 주변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지인들에게 많이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헬스케어 시장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미개척지인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잇따라 진출, 반려동물 전용 유전자서비스, 진단키트 등을 출시해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처럼 여기며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2015년 1조 9000억원 규모에서 2017년 2조 3300억원으로 22.6% 확대돼 오는 2027년 6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은 아직 국가별 격차가 크지 않아 국내 기업도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 부회장은 "인체 의약품에서 경쟁력을 키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동물의약품 시장 진입이 보다 수월하다"고 말했다.

[마크로젠]마이펫진_1

▲마크로젠 반려동물 유전자서비스 ‘마이펫진’을 이용하는 고객의 모습.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동물 의약품부터 유전자 서비스, 의료기기 등의 분야가 주도하고 있다. 지엔티파마는 세계 최초 반려견 치매약을 개발했으며 마크로젠은 2015년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유전자검사 서비스 ‘마이펫진’을 내놓았다. 마이펫진의 경우 반려동물의 구강 상피세포를 면봉에 묻혀 택배로 보내면 질환·혈통·성별 등의 정보는 물론 어떤 품종과 교배하면 후손에게 질환이 유전되는지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마이펫진은 연평균 약 38%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서비스 관련 문의 및 신규 의뢰 고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국내외 많은 기업들의 펫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어 반려동물 역시 사람과 유사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날이 곧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라젠바이오도 비슷한 방식의 유전자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회사측은 현재 시행 중인 개, 고양이 유전자 검사 외에도 경주마 등 다른 동물에 대한 검사까지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테라젠바이오는 펫테크 기업인 핏펫과 손잡고 반려동물 장내미생물 분포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핏펫 어헤드 진’을 선보인 바 있다.




nak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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