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유공장 전경. |
26일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작년 4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보다 중국에서 원유가 더 많이 정제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EIA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 정제량은 작년 6월 하루 1410만 배럴에서 11월 1450만 배럴로 급증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정제규모는 작년 3월 수준을 하회하고 있었다.
미국은 2019년까지만 해도 세계 1위 정유국이란 타이틀을 유지했었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이 작년 발표한 ‘세계 에너지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의 정제량와 정제능력은 각각 하루 1656만 2000배럴, 1897만 4000배럴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각각 1343만 2000배럴, 1619만 9000배럴을 기록하면서 미국 다음으로 순위를 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휘발유, 항공연료 등 석유제품들의 수요가 침체되자 미국 정유사들은 줄줄이 가동중단에 나섰다. 석유공룡 로열더치셸은 루이지애나 콘벤트에 위치한 정제공장을 작년 7월부터 매각에 나섰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11월에 영구적으로 문을 닫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작년에만 미국의 정제능력이 하루 120만 배럴 가량 급감했다.
엎친데 덮친 격 지난 2월에 최악의 한파가 미국을 강타하자 텍사스주에서만 하루 전체 정제 용량의 40%가 넘는 260만 배럴 규모의 정유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이와 정 반대된 행보를 이어왔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정제사들의 석유제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자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EIA는 "플라스틱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독자적으로 충족시켜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장지적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에서 정유시설들의 규모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하루 120만 어치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공장이 중국 저장성에서 가동됐고 나머지 3개 공장은 현재 건설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정유생산 규모와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세계 1위란 지위를 다시 탈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결국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정유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전망이다.
EIA는 "미국 휘발유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미국의 정제활동은 연말까지 중국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2025년까지 중국의 원유정제 능력이 하루 2000만 배럴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