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금융 빅테크 출현, 위기 아닌 기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02 08:01

금융증권부 송두리 기자

금융증권부

 

지난달 22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주최한 2021 금융 CEO포럼에서 참여 금융권 인사들은 금융권에 진출하는 빅테크·핀테크 기업을 경쟁 관계이자 협력적 관계라고 평가했다. 금융권과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공존은 결국 금융서비스 발전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생활 속에 비대면 문화가 자리를 잡았고, 디지털 기술 발전이 필연이 된 상황에서 기존 금융사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모두 디지털 전환을 내걸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금융소비자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앱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것은 물론,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과 진화를 시도하며 디지털 회사로 변신할 것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의미하는 빅테크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핀테크 기업의 본격 금융 진출은 기존 은행권에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이제는 금융서비스도 디지털 기술로 맞붙어야 하는데, 태생 자체가 디지털 기술에서 출발한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기술력을 은행권이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금융 플랫폼인 토스의 성공은 변화하는 금융시장을 반증한다. 여기다 마이데이터 산업 시작으로 핀테크 기업들의 자산관리 서비스도 부각되고 있다. 앞으로 금융권의 주요 고객 층이 될 젊은 세대들은 오래되고 전통적인 방식의 금융서비스보다는, 새롭고 신선하며 전에 없던 편리를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서비스에 열광한다.

겉으로 보면 은행권과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경쟁 구도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공존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은행권은 그동안 축적해 온 방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데이터와 빅테크·핀테크 기업이 범접할 수 없는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최대 장점으로 여겨진다. 은행권이 쌓아온 데이터에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이 가진 뛰어난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금융소비자들은 그동안 체험해보지 못했던 더욱 편리하고 세련된 금융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금융권 본격 진출 후 은행권은 위기 의식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협력의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 과제다. 소비자 이탈을 걱정하기 보다는 소비자 공존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 지 빅테크·핀테크 기업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과정도 필요하다. 지금은 금융의 위기가 아닌, 금융의 기회이자 도약할 수 있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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