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銀 3월 신용대출 0.2%↑ 그쳐
금융당국 신용대출 관리 주문 효과
대기업 대출 2.2% 감소…자금 조달 원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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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
대기업 대출 잔액도 전월보다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채권 발행 시장이 회복되면서 대기업의 자금 조달도 원활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387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35조1843억원) 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증시 호황에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등에 따라 폭증하던 은행권의 신용대출 잔액은 연말부터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하며 급증세가 완화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자발적인 가계대출 조이기를 주문했는데, 사실상 통보에 가까웠던 만큼 은행들은 상품 가입을 일시 중단하거나, 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 등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대출 관리에 들어갔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엔 전월 대비 0.03% 감소하는 등 오히려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이 계속되며 은행들은 신용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여기다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일시 중단됐던 대출 상품이 재개되며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전월 대비 1.2% 늘어나기도 했지만, 2월에는 다시 0%, 지난달 0.2% 늘어나는데 그치며 신용대출 급증세가 한 풀 꺾였다.
기업대출을 보면 대기업 대출의 경우 지난달 잔액이 전달보다 줄었다. 5대 은행의 3월 말 기준 대기업 대출 잔액은 78조6790억원으로, 전달(80조4409억원) 대비 2.2% 감소했다. 은행별로 봐도 NH농협은행(0.4%↑)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전달에 비해 모두 축소됐다. 국민은행(18조5307억원)이 4.5% 가장 많이 줄었고, 우리은행(16조7569억원) 3.4%, 하나은행(15조4703억원) 1.8%, 신한은행(14조5845억원) 0.5%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회사채 등 자금시장이 회복되면서 은행에 손을 벌리는 대기업들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의 경우 보통 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해 상반기 예고 없이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될 조짐을 보이자 이전에 받아두던 한도대출을 일으키는 대기업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 회복에 따라 채권 발행 시장 상황이 좋아졌고, 현재는 자금 조달이 순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지난 1월에 2.0%, 2월에 0.6% 늘어나면서 일반적인 수준의 증가 폭을 보이기도 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달리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은행 대출을 크게 늘리지 않는다"며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대기업 대출이 늘어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대출이 진정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주택담보대출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483조1682억원으로 전달(480조1258억원)보다 0.6%(3조424억원) 늘었다. 2월에 이어 3월에도 3조원대 증가 폭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반영됐다.
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조절하면서 증가 속도를 관리하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5일부터 주담대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8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연 0.3%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우리전세론’의 한국주택금융공사(HF)·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서 담보 대출 적용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