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수소, ‘친환경’ 이름값 하려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06 10:00   수정 2021.04.06 09:18:10

최수석 제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

최수석 수정

▲최수석 제주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백범 김구 선생은 진영 간 갈등이 심한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도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가 좌우명으로 삼았던 ‘음수사원’은 어떤 일을 하는 데 근원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 너무 목이 말라 물을 마시는 데만 신경 쓰면 물을 준 사람의 고마움을 잊거나 오염된 물에 탈이 나기에 십상이다. 최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주목받는 근원이 탈탄소이므로 이를 우선으로 고려한 수소생산 방법이 필요하다.



수소생산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수증기 개질로 알려진 수증기와 메탄의 고온 반응이다. 매년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6%와 석탄 생산량의 2%가 사용되어 약 70 메가톤의 수소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830 메가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다. 탈탄소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지양해야 하는 방법이다. 이산화탄소포집(CCS) 기술을 결합하는 방법도 있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증기 개질법에서의 이산화탄소포집률은 최대 70% 수준이며 포집된 이산화탄소의 처리도 쉽지 않다. 결국 CCS와 결합된 수증기 개질법도 올바른 수소생산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수소생산 하면 쉽게 떠오르는 물의 전기분해에서는 어떤 전기를 쓰느냐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이 달라진다. 그러나 우리가 소비하는 전기는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따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에너지원별 발전량은 2019년도 기준으로 화력 66.6%, 원자력 25.9%, 신재생 6.5%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수전해에 일반 전력계통을 이용하면 수소 1 kg을 생산하는데 26.6 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따라서 화력발전을 제외한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여야 이상적인 방안이 될 수 있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높은 재생에너지를 변환과정의 손실까지 감수하면서 수소생산에 이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다만 최근 문제로 떠오른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활용하면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경제적인 수소생산이 가능할 수 있다.

202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이 16.2%로 전국 최고인 제주도에서는 역설적으로 총 77번의 풍력발전 출력제약이 발생하였다. 전력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커지면 문제가 발생하므로, 날씨가 좋아 발전량이 급증하면 전력 품질을 지키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막아야 한다. 이러한 발전출력제약은 제주도에서 급증하고 있으며, 최근 태양광발전소가 대거 설치된 전남 신안에서도 발동되기 시작했다. 수소를 에너지저장 수단으로 보면 재생에너지의 골칫거리인 발전출력제약을 해결할 수 있고, 이를 실증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수전해 반응기에서 경제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하려면 연속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발전출력제약의 비예측성을 고려하면 잉여전력만으로 수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다.

전기를 이용한 열을 가하여 메탄을 수소와 탄소로 분해하는 메탄 열분해도 탈탄소에 부합하는 수소생산 방식이다. 메탄 열분해를 통해 1몰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최소 에너지는 38 kJ로 수증기 개질의 252 MJ이나 수전해의 285 MJ 보다 낮으며, 부산물인 탄소는 배터리 전극, 타이어 등의 재료로 활용될 수 있어서 다양한 메탄 열분해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문제는 수전해와 마찬가지로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이용하면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는 것이다.



소비 관점에서 친환경인 수소를 음수사원 관점에서 바라보면 친환경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진정한 친환경 수소생산은 위에 언급한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활용하거나,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원전의 열이나 수요를 초과할 때의 전기를 활용하는 방안 등으로 연구개발 수준이다. 또한, 2019년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약 1000 GWh 였고, 출력제약된 발전량은 23 GWh로 두 값을 비교하여 친환경 수소 생산량을 합리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친환경을 지향하며 다양한 에너지원 구성을 가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하다. 중요한 점은 통계와 기술개발의 속도를 고려한 합리적인 에너지원 구성의 포트폴리오를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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