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때 수출 UAE원전, 상업운전 시작"…임기 1년 남긴 文정부선 아직 ‘빈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07 16:06

-문 정부 출범 당시부터 "국내선 탈원전, 해외원전 수출은 힘쓰겠다"



-MB 정부 때 수출한 UAE 바라카원전 최근 상업운전



-한전, 한수원, 사우디·체코 등 원전 수주 활동 적극 펼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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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 26일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방문해 한국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 1호기 앞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최근 상업운전을 시작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해외원전 추가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에게 바라카 원전 1호기 상업운전 개시를 축하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바라카 원전이 UAE 혁신의 아이콘이자 한·UAE 우정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상업운전 개시에 들어간 1호기 이외에 2·3·4호기의 남은 과정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를 기원했다고 전했다.

바라카 원전사업은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4기(총발전용량 5600㎿)를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 건설한 프로젝트다. 한국전력은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12월 이 사업을 수주해 2012년 7월 착공했다.

수출 규모만 186억 달러(약 21조원)에 달한 초대형 원전 플랜트 사업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바라카 원전 4기로 인해 현지에 건설 분야 14만개 등 22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수출 효과는 약 21조원, 후속 효과로 72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중동 지역 최초 원전 건설 입찰에서 원전 선진국인 프랑스, 일본 등과 경합을 벌였고 한전은 원전 시공 능력, 안전 운영 기술력 등을 인정 받아 원전 산업 역사상 최초의 수출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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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바라카 원전 전경.

이 사업이 현재까지 한국의 최초이자 마지막 원전 수출 실적이다. 문재인 정부도 국내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지만 해외원전 수출은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 추가 수주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한국은 40년간 원전(원자력발전소)을 운영해 오면서 높은 실력과 안정성을 보여줬다. (카자흐스탄 원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한다"고 말하는 등 해외원전 수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문재인 정부 임기 4년이 다 되도록 아직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 추가 수주는 아쉽게도 없다. 앞으로 남은 임기 1년 내 구체적인 추가 해외 원전 수주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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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체코 등 적극 수주활동 펼치고 있지만...아직 ‘빈손’ 

 


현재 한전은 사우디가 발주한 12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1.4기가와트(GW)급 원전 2기 건설 사업에 참여해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와 경쟁 중이다. 당초 사우디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은 2019년 3월까지 원전사업 수주 본계약을 위한 2차 예비사업자(숏리스트) 2~3곳 추리기로 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현지로부터 아무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한전 측은 "예비사업자 발표 지연에 대해 사우디 측에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일단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수원도 체코, 이집트 등 원전 사업 수주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정재훈 사장은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의 자회사인 JSC ASE가 건설하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사업에 참여를 위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2주간 자가격리의 불편함을 무릅쓰고 최근 이집트 현지로 날아갔다.

정 사장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페트로젯(Petrojet) 본사를 방문해 페트로젯과 협력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 체결로 한수원을 비롯한 한국전력기술, 현대건설, 두산중공업은 국내 및 UAE 바라카원전사업에서 검증된 원전건설사업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이집트 현지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수원이 참여하고 있는 체코 원전 수주전에도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원전 강국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체코 원자력안전국은 12개월간의 심사 끝에 두코바니(Dukovany) 원자력 발전소 부지에 신규 원자로 2기 건설을 승인하는 내용의 면허를 발급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두산중공업, 대우건설, 한국전력기술, 한전연료 등과 ‘팀코리아’ 입찰전담조직을 꾸려 체코 수주전을 준비해왔다. 정재훈 사장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에도 직접 체코를 방문해 원전 세일즈를 하는 등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 4일 ‘원전수출 자문위원회’를 공식 출범하면서 수출 지원에 나섰다.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일감이 없어져 원전 부품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하자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현지 원전 세일즈에 힘입어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미국 등과의 경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전 산업 부흥’을 선포한 미국이 최근 몇년 사이 원전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 1월 발표한 ‘원자력 전략 비전’에서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 차세대 원자로 개발, 원전산업 공급망 확대 등을 통해 원전 산업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원전 지원 정책에 힘입어 미국은 체코는 물론 폴란드, 루마니아 원전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탈(脫)원전 정책으로 원전 산업의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원전업계에서는 해외수출을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꾸준한 사업실적이 필요하다며 탈원전 정책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백지화로 원전 기자재·설계업체들은 일감이 끊긴 상태"라며 "원전 수출에 성공해도 일감은 4~5년 뒤에야 떨어져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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