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요인 '핵합의 복원'
합의점 모색에 시간 걸려...OPEC+ 대처 가능
올 하반기부터 원유수요 강한 반등
![]() |
▲골드만삭스(사진=로이터/연합) |
6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란 핵합의 복원으로 이란산 원유가 공급돼도 시장에 가해지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이런 예측은 같은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JCPOA 복원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서 나왔다.
이날 이란,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이 회담에 참가했다. 미국은 이란 측의 반대로 참석하지 않았다. 로버트 말리 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인근 호텔에 머물며 간접적으로 참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JCPOA는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과 독일 등 6개국과 체결한 합의로, 이란이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란 핵합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 합의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외교적 실패’라고 비난했으며, 2018년 일방적으로 이를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대부분 복원했다.
이에 이란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원유 수출길이 막혔다. 대부분의 원유수입국들이 미국제재를 위반하는 리스크를 떠안으면서까지 이란과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정당한 이유를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외교정책을 펼치는 조 바이든이 집권하자 미국이 이란 핵합의 타결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자 공급에 대한 우려는 이란이 JCPOA에 복귀하는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면 이란의 원유수출은 재개되기 때문에 유가상승에 부정적이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가는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제거될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그러할 경우 이란의 석유 수출을 늘릴 수 있다"며 "이미 이란 공급량이 늘고 있으며 올해 4분기에는 하루 공급량이 30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이란 핵합의 회담을 앞둔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전장대비 4.6% 하락한 배럴당 58.65달러에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3.08달러(4.8%)내려간 배럴당 61.78달러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는 원유공급 증가를 우려하기엔 기우라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는 "합의점에 이르기엔 몇 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기간동안 다른 OPEC+ 산유국들은 진행과정을 모니터링한 후 이란산 원유수출이 반영된 감산정책을 변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은 이어 "원유시장에 대한 이란의 온전한 복귀는 내년 여름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핵합의 복원까지의 긴 시간동안 대처할 방안을 모색할 시간이 있으니 이란이 원유공급량을 늘려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
이와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회의 직후 "(협상이) 초기 단계이고 우리는 즉각적인 돌파구를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이는 앞으로 나아가는 건강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강한 원유 수요가 있을거라며 유가 시장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가졌다. 이어 골드만삭스는 "올 여름부터 원유수요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며 "7월부터 10월까지 산유국들이 하루 200만 배럴어치 공급량을 추가로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원유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재개되더라도 원유수요가 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맥락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