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오세훈 시장 시대' 압구정 재건축 시장 들썩…"드디어 재건축 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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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 6차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최지혜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최지혜 기자] 서울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시장에 오세훈 국민의힘 당선인이 취임됐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주요 부동산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8일 오전 찾아간 압구정 신현대9차와 현대6·7차아파트에서는 일대 주민들이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기가 넘쳤다.

중·장년층 주민이 많은 압구정 신현대9차 아파트는 1970~80년대 입주를 시작해 준공 후 30년이 훌쩍 넘었다. 이 단지를 포함한 압구정 2구역은 지난 2월 재건축 조합설립 총회를 열고 구청의 인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조합 설립에 대한 동의율이 90%을 넘기는 등 이들 단지는 재건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압구정 3구역의 현대6·7차 아파트도 88%의 토지등소유자 동의율을 확보해 지난 2월 조합설립 총회를 열고 인가를 앞두고 있다.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 신현대9차와 현대6·7차 아파트 소유자들은 재건축 추진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져 들뜬 분위기다.

현대6차아파트에 거주중인 63세 남성은 오 후보의 당선에 대해 "앞으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현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나날히 강화해서 답답했다"며 "재건축을 많이 하겠다고 공약해 오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강남의 주요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 제한 완화 등을 통해 사업성을 개선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 1순위 공약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공급 실패를 비판하며 민간 공급 확대를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을 걸었다. 또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핵심적 요구사항인 사업성 제고를 위해 용적률과 35층고 제한 완화도 제시했다. 이에 재건축을 희망하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은 사업 추진 동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현대 9차 아파트에 거주중인 75세(여)·83세(남) 부부는 "이제 재건축이 될 때도 됐다"며 "너무 오래 사업을 지체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드디어 재건축이 되나 싶지만 사실 이미 체념한 감이 있고, 이제 우리는 나이가 너무 많아 조합을 이끌 50대들의 추진 방향대로 따를 것"이라며"사실 이 단지 소유자들은 거의 70세 이상이거나 자녀들에게 소유권을 넘긴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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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 6·7차 단지에 조합원 설립 동의율이 88%를 달성했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최지혜 기자)

신현대9차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강남권 주민들은 보수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다"며 "여당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자꾸 실패하고 LH 사태도 겹치면서 기존의 경향이 심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적으로도 앞으로 재건축 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건축 바람이 불면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를 것을 우려한 주민도 있었다. 이날 신현대 9차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은 "우리 단지는 재건축이 될 확률이 높지만, 솔직히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주거난이 심해질까 걱정이다"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지난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후 압구정 내에서는 신고가를 갱신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 5일 압구정 현대 7차 전용 245㎡는 80억원에 매매가 체결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신고가 67억원 대비 13억원 오른 가격이다. 압구정 현대 14차 전용 84㎡도 지난달 29일 3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한 바 있다.


jihy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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