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시 지분율 10.13%
금산법 한도 초과
삼성생명·화재 초과 지분 비례 매각 가능성
매각 차익 1조3000억 규모 추산
배당 확대 여부 주주환원 정책 변수로
▲삼성전자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개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 매각 시점도 당겨질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난해 2월 이후 또다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시 양사가 들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율이 금융산업 구조개선법(금산법) 기준을 넘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각각 8.51%·1.49% 수준이다. 금융사가 보유할 수 있는 비금융사 지분율 한도는 10%다. 양사는 동일인 계열의 금융기관들이 비금융사의 지분을 총 10% 넘게 들고 있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금산법 제24조의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가 오는 6월30일까지 보통주 7336만주와 우선주 1360만주 등 16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각하면 양사의 지분율은 총 10.13%(8.62%+1.51%)로 높아진다. 0.13%를 팔아야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의미다. 지난 13일 삼성전자 종가(18만3500원) 기준으로는 약 1조3334억원에 달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블록딜과 관련한 로드맵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비례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초과 지분에 대해 양사가 보유한 지분율대로 매각한다는 것이다.
◇ 자사주 소각 앞두고 매각 시점·배분 방식 관심
삼성전자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계획을 공개하면서 양사의 지분 매각 시점도 당겨질 전망이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사가 삼성전자의 소각에 앞서 매각할 것으로 봤다.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8.41%, 삼성화재는 1.47%로 낮아졌다가 소각 이후 8.51%·1.49%로 맞춰지는 형태다. 법 위반 소지를 없애기 위한 방식인 셈이다.
주주들로서는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가 발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약 624만주, 삼성화재는 109만주 매각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양사의 매각익은 1조1459억원·2003억원 규모가 된다.
그는 양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재순환이 금지된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로 분류했기 때문에 매각해도 당기손익으로 인식되는 이익이 없으나, 관련 이익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혀온 만큼 이번에도 매각이익이 주주환원 재원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확보한 자금 중 얼마나 주주환원에 쓰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사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해당 내용이 언급됐으나, 구체적인 방식까지 말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다.
◇ 배당 확대 가능성…주주환원 계획 변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생명은 배당 지급률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생긴 삼성전자 지분 매각 차익을 지난해 배당에 반영했지만, 현금배당 외 특별배당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주당 배당금의 단계적 상향'에 변동을 줄 수 있는 대규모 관계사 주식 처분이나 비경상 손익이 발생하면, 적정 기간 안분해 배당 재원에 포함시키는 등 전략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삼성생명이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내세웠고, 지난해 당기순이익(2조3028억원)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점은 배당 확대를 점치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해말 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이 198%를 기록하면서 당초 목표치를 18%p 가까이 웃돈 것도 언급된다. 적정 수준 이상의 킥스 비율이 유지되면 주당 배당금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포함시킨 삼성화재도 배당을 늘릴 수 있다.
조번형 삼성화재 경영지원팀장은 “(삼성전자) 주식 매각이익이 손익에 인식되지 않지만, 이익잉여금에 바로 반영되는 구조로, 배당을 산정할 때 이익잉여금을 재원을 활용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반영됐다"며 “올해 추가로 매각이익이 발생하면 동일한 매커니즘을 통해 배당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발언했다. 지난해 양사의 주주환원율은 각각 41.3%·41.1%로 상승세를 그려왔으나, 목표에 도달하려면 추가적인 플랜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주환원에 대한 실망감이 돌았지만, 방향성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자사주 소각을 유도하는 기조가 형성된 만큼 향후에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