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십자·프레스티지바이오 등 유력후보 거론
- SK바사·이수앱지스 등은 ‘관련없다’ 선그어
- 국내 위탁생산 백신은 모더나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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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이나경 기자] 정부가 오는 8월 국내 제약사와 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에 돌입한다고 발표하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백신을, 누가 생산하는지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 국내에서 백신 위탁생산(CMO)이 가능한 기업들이 주가가 널뛰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언급한 일정에 백신 CMO를 진행할 수 있는 기업으로는 녹십자, 한미약품,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에스티팜 등이 후보군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녹십자가 꼽히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10월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 측과 5억 도스(회분) 규모의 백신 CMO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미 충북 오창에 연 10억 도스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공장이 있다.
오는 8월 백신 생산센터를 시험 가동한다고 밝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회사는 지난달 최대 10만 리터 생산 규모의 백신생산센터 건립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본격적으로 백신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백신센터는 관계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제공하는 위탁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 바이오팩토리가 도입된 제조시설과 원제생산을 위한 전문적인 용역서비스를 제공받을 계획이다. 회사는 앞서 "올해 내 코로나 백신을 비롯한 본격적인 백신 생산에 들어갈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들 모두 정부의 발표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모더나 백신 생산으로 한 차례 주목을 받은 한미약품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경기 평택공장에서 DNA백신 연 1억도즈, RNA백신 10억도즈를 생산할 수 있지만 계약 후 최소 6개월 이상의 설비 전환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계열사인 에스티팜 역시 mRNA 백신 생산을 위한 합성기술과 핵심역량을 확보해 생산능력은 이미 갖추고 있으나, 아직 충진과 포장 (fill & finish) 등 완제의약품 생산설비는 갖추고 있지 않아 백신 생산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며 정부 발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 이수앱지스 등도 정부 발표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이미 아스트라제네카(AZ)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 계약을 맺어 생산에 돌입하고 있어 또 다른 백신 생산을 맡아 주도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수앱지스 역시 이르며 4월말부터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자사 공장에서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V’ 시생산에 돌입할 예정으로 유력 후보군에서 제외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는 정부가 확실하게 정해진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사회에 혼란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가 생산할 백신으로는 모더나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앞서 지난 2월 2000만 명분 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여서 추가 계약을 할 경우 이중계약이 될 수 있고 미국 얀센이 개발한 백신은 최근 미국 내부에서도 AZ백신에 이어 ‘혈전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로서 도입 확대 카드를 꺼내긴 부담감이 크기 때문. 이에 업계는 세계적인 대기업으로서 각 지역에 생산시설을 이미 확대한 여력이 있는 화이자 보다는 신생 기업으로서 생산기지 확충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더나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nak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