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조짐 속 부품수급난·보조금부족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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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신모델 ‘아이오닉 5’의 초반 흥행 조짐에도 맘껏 웃지 못하고 있다. 공식 출시 이전 사전계약만 4만대를 이끌어냈지만 부품수급 문제와 정부·지자체 보조금 부족 등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신차를 선보였음에도 외부 요인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게 현대차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현대차는 19일 아이오닉 5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하고 본계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21일부터는 차량 구매를 위한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 접수도 시작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부품 수급 문제로 신차 출시 일정을 다음달로 미룰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현대차는 예비 차주들 사이에서 ‘정부 보조금 소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출고 일정을 무리해서 앞당겼다고 전해진다.
현대차의 가장 큰 고민은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대차에 모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의 일부 구동모터 생산 설비에서 문제가 발생한 탓이다. 현대모비스가 지난달 설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시간을 쓰면서 현대차의 이달 아이오닉 5 목표 생산량은 기존 1만대에서 2600여대로 4분의 1토막 났다. 아이오닉 5가 만들어지는 울산 1공장은 이달 초 일주일간 공장 문을 닫기도 했다.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기며 현대차는 ‘보조금 소진’이라는 변수도 맞닥뜨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차량 출고가 더 늦어질 경우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전기차 승용차 물량은 약 7만대다. 다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각각 보조금을 수령해야 하는 구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 예산이 조기에 동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의 경우 작년에는 9월이 채 지나기 전에 연초에 확보한 보조금이 모두 소진됐다. 올해는 5000여대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4월 현재 절반가량인 2500여대에 보조금 신청이 접수됐다고 전해진다.
전기차 보조금은 지자체에 접수된 순서대로 배정한다. 차량 구매가 아니라 인도시기에 맞춰 신청해야 한다. 아이오닉 5 금액을 전부 지불하고 본계약을 체결한 운전자라도 차량이 출고되지 않으면 보조금 지급 순서가 뒤로 밀리는 셈이다. 아이오닉 5 롱레인지 모델의 가격은 4980만~5455만원이다. 서울에서 이 차를 구매하면 정부 800만원, 지자체 4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고객은 신차 출시 시기를 기다렸지만 경쟁 상대인 테슬라 구매자는 보조금이 확정되고 곧바로 차량을 구매했다"며 "수입차인 테슬라가 국고 보조금을 모두 쓸어가는 상황도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에 쏠렸던 고객들의 이목이 다른 쪽으로 향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아이오닉 5는 영업점을 통해 접수를 받기 시작한 2월 25일 하루 동안 2만 3760대의 사전계약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는 회사가 당초 목표로 했던 연간 판매량(2만 5000대)에 육박하는 수치다. 공식 출시일인 19일까지 누적된 사전계약 대수는 4만대가 넘는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차량 출고가 늦어지는 게 당장 회사 이익에 타격을 주진 않겠지만 보조금 부족 사태 등이 기아 EV6, 제네시스 G80 전기차 등 출시를 앞둔 차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짚었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