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토지거래허가' 카드 만지작… 효과는 ‘논란’

손희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19 15:25

토지거래허가구역 외 지역 ‘풍선 효과’



오 시장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즉시 검토 주문

압구정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공약을 내걸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 집값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 차원에서 꺼내든 규제책으로 보여진다. 다만 시장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두고 실효성이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등 풍선효과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집값이 급등하자 오 시장은 부동산 ‘이상 거래’ 조사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지시했다.

오 시장은 지난 16일 서울시 주택건축본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주요 재건축 단지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을 보여 걱정되고, 몇 군데에선 신고가를 갱신해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주택공급 속도가 중요하고 앞으로 그 방향으로 가겠지만, 가격 안정화를 위한 예방책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주요 재건축 단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즉시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오 시장이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집값이 요동치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집값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후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지난 5일 압구정 현대 7차 245.2㎡는 6개월 전 보다 13억원 오른 80억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전국 최고가다. 현대4차 전용면적 117㎡는 지난 13일 41억 7500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직전 거래인 2월 3일엔 40억 3000만원에 매매됐는데 두 달 새 1억 5000만원 가까이 뛴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규제를 두고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풍선효과 현상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해 6월 23일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은 거래가 감소해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5단지’ 아파트 전용 82.51㎡가 24억 6100만원에 손바뀜됐다. 8개월 만에 전고가인 24억 3400만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83㎡도 지난해 8월 22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도 22억 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특히 당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았던 강남구 압구정·도곡·개포동, 서초구 반포·잠원동, 송파구 신천동 등 주변 지역도 집값이 급등하며 풍선효과가 관측됐다.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는 지난해 8월 84.9㎡가 20억 46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7월 나온 전고가였던 20억원보다 46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대치동 인근의 압구정동과 도곡동도 집값이 뛰었다. 압구정동 ‘한양2차’는 지난해 8월 전용 175.92㎡가 40억원에 거래되며 전고가 3억 2000만원 앞질렀고, 도곡동 ‘대림아크로빌’도 지난해 9월 전용 130.5㎡가 19억 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무엇보다 서울 주택시장 내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규제로 인해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용산·성동구 등 비규제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풍선효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애초에 집값 안정화를 위한 제도는 아니다"며 "규제 지역은 거래가 감소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집을 사는 사람은 사기 때문에 신고가 매매가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서울 내 공급이 적은 상황에서 개발 호재가 있는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어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풍선효과 현상이 발생하면 결국 다른 지역에서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on9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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