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회사들 한국서 수천억 벌고도 기부 0인 사유는? IT업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26 01:57

①넷플릭스 "0는 맞으나 동반성장 모색중" 궤변

②페이스북 "할 말 없다" 모르쇠 일관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구글코리아
매출 4155억원 443억원 2201억원
영업익 88억원 118억원 156억원
기부금 0 0 4000만원
<표.넷플릭스·페이스북·구글 2020년 국내 실적 및 기부금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지난해 국내에서만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음에도 기부금은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토종 OTT 업체들이 매년 적자경영을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일정 액수를 기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5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넷플릭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대비 124% 성장한 매출 41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88억원)과 순이익(63억원)도 전년대비 각각 295%, 427% 성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사회공헌 및 기부금으로 지출한 비용은 ‘0원’이었다.

넷플릭스 측은 기부금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국내 창작 생태계와 협업해 다양한 장르의 K-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미나와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여러 협력사와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토종 OTT 업체들의 사정은 달랐다. 콘텐츠웨이브(웨이브)와 왓챠는 지난해 영업손실액이 각각 169억원, 155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보다 기부금 액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부액이 0원이었던 웨이브는 지난해 2000만원을 기부금으로 썼고, 왓챠의 경우 2019년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기부액수를 늘렸다.

웨이브 관계자는 "액수가 크진 않지만 일부 영화제 후원이나 소방공무원을 위한 이용권 기부협찬 등이 기부 내역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왓챠 관계자는 "문화예술 교육기관 및 단체들에 대한 후원이 늘어나면서 기부액이 전년대비 소폭 늘어났다"라며 "경영 상황에 따라 기부액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외국계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기부에 소홀한 것은 비단 넷플릭스 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광고 매출을 누리고 있는 페이스북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대비 6배 가까이 늘어난 영업이익(118억원)을 올리면서도 기부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페이스북코리아 측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유튜브와 구글플레이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구글코리아의 기부액수는 40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네이버는 사회공헌비용으로 526억원을, 카카오는 147억원을 썼다. 구글코리아는 회사가 지난해 매출 2201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으나, 업계는 구글코리아가 실제 한국 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수익의 상당 부분이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의 앱 마켓 구글플레이의 한국 매출액은 5조원대로 알려져 있지만, 회사는 앱마켓을 본사가 직접 운영하고 한국에 고정 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매출액 집계에서 배제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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