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폭주하는 비트코인, 대박 노리다 ‘빚코인’ 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29 07:54

금융증권부 윤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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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비트코인을 사서 20억, 30억을 벌었다더라. B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안전하게 투자했는데, 500만원이 5000만원이 됐다. 나도 가상화폐 사려고 예·적금을 깨고, 대출을 받았다"

현대판 도박이라면 바로 이것이 아닐까. 비트코인 값이 매섭게 치솟으면서 전 세계에 가상화폐(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3년 만에 또 불어닥쳤다. ‘한 방’을 노리고 너도나도 투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해에는 친구들과 대화 중 대부분이 주식, 펀드 관련이었다면 요즘은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 얘기가 빠지질 않는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 투자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치솟다가 이내 폭망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3년 키프로스 구제금융 위기가 불거졌을 당시에도 비트코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첫 유행을 이끌었다. 국제경제 위기, 환율 등 외부 상황에도 전혀 휘둘리지 않는 가상화폐가 안전자산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었다.

비트코인에 대한 투기, 거품 논란은 끊이질 않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투자한 자산이 크나큰 위험 자산이라는 사실은 간과한 듯 하다. 전문가들조차 가상화폐에 대한 무리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는 이 상황에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대박’을 노릴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있다.

문제는 최근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과도하게 빚을 내서 투자를 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주식으로 예를 들자면 해당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 실적은 어떤지, 최근 주가 흐름은 어떤지 전혀 알지 못한 채 빚투를 하는 것과 같다.

특정 종목에 대해 완벽하게 공부한다고 해도 돈을 벌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게 주식이다. 가상화폐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투자는 본인의 자유이고 책임이지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언제 터질 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실제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올인하는 것과 달리 가상화폐 시장 그 자체로만 보면 아직까지는 희망과 기대보다는 ‘불안 요소’가 더 많다.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가상화폐 관련 스미싱 사고에 노출돼 있고, 가상화폐 거래소가 정말로 신뢰할 수 있는 곳인지도 아직 확신할 만한 근거가 없다. 대박을 쫓아 빚을 내서 투자한 비트코인은 언제든지 ‘빚코인’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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