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 2021] "현 시스템으로는 재생에너지 확대 불가능…전력산업 전체적인 구조 개편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4.28 20:51

‘에너지포럼 2021’ 첫 번째 세션 ‘탄소중립 전력산업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패널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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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과 에너지경제연구원 공동 주최 ‘에너지포럼 2021’의 첫 번째 세션 ‘탄소중립 전력산업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패널토론 참석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토론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곽수연·김건우·김기령 기자]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전체적인 전력산업의 구조 개편과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현 전력 시스템으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에너지경제신문과 에너지경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에너지포럼 2021’의 첫 번째 세션 패널토론은 ‘탄소중립 전력산업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 패널토론에는 이호용 한국전력공사 그리드정책실장, 양성배 한국전력거래소 운영본부장, 배양호 한국수력원자력 신재생사업처장 등이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발전량이 일정한 화력 발전 위주로 맞춰진 전력산업 시스템으로는 발전량이 주변 환경 영향을 많이 받아 변동성이 높은 재생에너지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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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가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에너지포럼 2021’의 첫 번째 세션 패널토론의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강승진 교수는 "전 세계에 화두인 탄소중립을 위해 전력부문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만만하지 않아 산업에 부담을 덜 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토론을 시작했다. 전력생산자로부터 소비자까지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계통 시스템에서는 전력 공급이 일정하지 않으면 전압이 불안해져 문제가 생긴다. 전력을 송전하는 데 일정한 전압이 필요해서다. 변동성 높은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전력 계통에 부담을 줘 시스템에 고장이 생길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확대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발전 공기업들이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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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호 한국수력원자력 신재생사업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에너지포럼 2021’의 첫 번째 세션 패널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배양호 처장은 "6개 발전공기업들은 현재 각각 약 1G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5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앞으로 2034년까지 총 10GW 수준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려야 한다"며 "이 자체가 발전사에는 엄청난 변화로 특단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수원도 전체 발전량이 많고 목표자체가 높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발전사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계통문제와 관련한 정부 정책이 잘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처장은 "한수원은 2034년까지 전체 발전소 설비용량의 3분의 1을 신재생에너지로 하는 종합에너지회사로 탈바꿈할 예정으로 신재생에너지 간헐성을 해결할 수 있는 총 설비용량 1.8GW의 양수발전소를 신규 건설하고 있다"며 "소형모듈원자로(SMR) 보급으로 저렴한 그린수소 공급 등 2034년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큰 기회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용

▲이호용 한국전력공사 그리드정책실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에너지포럼 2021’의 첫 번째 세션 패널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이호용 실장은 한전이 재생에너지 수용확대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간 원자력과 석탄 발전은 감소했으나 가스와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증가 추세로 특히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연간 20%, 발전량은 17% 각각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는 특히 태양광 발전이 잘되는 남부지역으로의 편중이 심하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역 편중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은 신재생에너지가 계통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해당 지역의 계통시스템 용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송배전망을 더 건설해서 계통시스템 용량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이 실장은 "송배전망 건설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건설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인근지역 주민 민원으로 준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출력 제한이 전남 신안군에서 두 차례나 발생했다.

이 실장은 "신재생에너지 계통연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설비의 과부화 예방조치를 하고 한전의 주요설비 운영방식 혁신을 통해 출력제한 해소를 추진 중"이라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선제적으로 계통해소를 위한 역동적인 송배전망 설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예측 시스템 고도화와 수용용량을 공개하는 등 지역별 전력수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성배

▲양성배 한국전력거래소 운영본부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에너지포럼 2021’의 첫 번째 세션 패널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양성배 본부장은 "신재생에너지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송배전망 설비 보강도 중요하지만 시장제도에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재 에너지시장 자체는 대규모 석탄이나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시장이지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수용할 수 있는 시장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의 출력 제한을 대비해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보조서비스 시장 개선이 필요하다"며 "시장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별도로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서 본격적으로 장단기 로드맵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재생에너지가 그날 그날 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바뀔 수 있어 시장을 당일 시장이 아닌 실시간 시장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2∼3년 내에 전력시장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유튜브 시청자의 질문도 이어졌다. 한 시청자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하는 건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첫 번째 세션 주제발표자인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가장 우선돼야 할 거 같다"며 "전력시장 운영 시스템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이나 시장에서 플레이어들 행동을 바꾸도록 하는 시장구조 개선 등 실제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비용부담을 어떻게 할지에 관해 물었다.

이에 양성배 본부장은 "시장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유인할 수 있고 전통 에너지원들은 발전량 제약이라든가 건설에 대한 규제 강화가 생기고 있다"며 "정부는 투자를 유치하거나 전통 에너지원이 받는 피해를 보상하는 법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전통 에너지원이 피해를 보는 등 탄소중립 이행에는 장애요인들이 많다"며 "갈등 요인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소중립 이행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국민에게 어떻게 설득할지 중요하다"며 "국민에게 동의를 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서 제대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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