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조선주 단기 변동성 불가피
트럼프트레이드 유효기간 내년 1월
개별 종목별 옥석가리기 심화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수혜주로 꼽히는 국내 방산주와 조선주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가까워져 올수록 정책 방향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내년 초를 지나면 개별 종목별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은 지난 22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6.45%, 3.15% 상승했다. 두 종목은 14일부터 21일까지 각각 12.62%, 8.44% 하락했지만, 22일 반등했다.
국내 방산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한 달째 비슷한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는 1개월 수익률 (10월21일~11월21일) 0.14%를 냈다. 이달 14일 하루만에 4.44%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고 21일에는 5.45% 하락했다. 해당 종목은 국내 방산산업기업 10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현재 구성종목 상위 5개 종목은 21일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35%)와 현대로템(17.68%), 한국한공우주(17.40%), 한화오션(13.90%), LIG넥스원(10.27%)다.
조선주인 한화오션은 지난 22일 전 거래일 대비 200원(6.43%) 상승한 3만8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14일부터 21일까지 9.34% 떨어져 3만500원대까지 추락했지만 22일 반등한 것이다.
방산주와 조선주는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며 하반기 들어 급등세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자는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인물로, 글로벌 자주 국방 강화와 동맹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방산 기업들이 확보할 수 있는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주는 미국 조선업이 쇠퇴한 가운데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내 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설비 확충 등을 주장하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발주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커졌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자가 한국 조선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언급한 것이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당선자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방산주와 조선주의 단기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 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흐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동향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겹칠 가능성이 크단 이유에서다. 특히 방산주와 조선주의 수주 역량과 실적에 따라 투자심리도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대선 직후 1차 트럼프 트레이드는 당선 이후 2개월 간 이어졌는데, 행정부 출범 이후 실적 모멘텀에 따라 움직였다. 이를 고려했을 때 주가가 강하게 오를 수 있는 유효기간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는 1월 중순까지"라면서 “트럼프 수혜 종목의 상승세가 중장기 추세가 되려면 구체적인 정책 행보, 더 나아가 펀더멘탈의 실질적인 변화까지 보여야 한는데, 내년 초로 진입하면 방산주와 조선주도 다시 실적 중심으로 재편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는 트럼프 트레이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한다는 조언도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미국 새 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반영하는 기간에는 한·미 증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염두에 두고 개별 산업과 기업 단에서 기회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