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MR 확대’ 속도…美 테라파워 차세대 원전 첫 승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3.05 11:50
USA-NUCLEARPOWER/REGULATION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사진=로이터/연합)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원전 기업 테라파워가 미국에서 차세대 원전 건설 승인을 처음으로 받았다. 인공지능(AI) 패권 확보를 위해 원전 발전용량을 확대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시대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테라파워가 SK이노베이션,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동맹 관계를 구축한 만큼 한·미 원자력 협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미국 와이오밍주(州)에 들어설 테라파워의 상업용 345메가와트(MW)급 '나트륨 원자로' 건설을 승인했다.


NRC가 상업용 원전 건설을 승인한 것은 약 10년 만에 처음이며, 비(非)경수로형 원전에 대한 승인으로는 40여 년 만이다. 테라파워는 2024년 원자로를 제외한 설비 구축을 시작했으며, 이번 승인으로 원자로 착공이 공식 허가된 것이다.



호 니에 NRC 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미국의 첨단 원전에 있어 역사적인 진전"이라며 “엄격하고 독립적인 안전 심사를 바탕으로 시의적절하고 예측 가능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우리의 의지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레베스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미국 원전 산업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테라파워의 원자로는 냉각재로 물이 아닌 액체 나트륨을 사용한다. 액체 나트륨은 끓는 점이 880℃로 물(100℃)보다 높아 더 많은 열을 흡수하면서 발전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이 원자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설계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NRC는 ESS와 합칠 경우 나트륨 원자로의 발전용량이 최대 500MW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라파워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원자로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며, 2027년 말 또는 2028년 초에 원전 운영 허가 신청서를 NRC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원전은 2031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NRC 승인 결정은 자국 원자력 산업 육성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과도 맞물린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해결할 유력한 수단으로 원자력 발전을 강조해 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원자력 산업 육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조치에는 신규 원전 인허가 기간을 최대 18개월로 단축하는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400기가와트(GW)로 현재의 4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NRC는 테라파워 원자로 설계에 대한 기술 검토를 18개월 안에 마쳤다고 설명했다.


테라파워는 이번 승인을 계기로 SMR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레베스크 CEO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2035년까지 해외에 10기 이상의 SMR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10번째 SMR 건설 비용이 첫 번째 원전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SMR은 발전 용량이 500MW 이하인 소형 원전으로,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안전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모듈 방식으로 제작되는 구조 덕분에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전력 수요 변화에 맞춰 단계적인 증설이 가능한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건설된 두 기의 대형 원자로는 총 건설 비용이 350억달러에 달했고 예산과 공사 일정 모두 크게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테라파워의 상업용 SMR이 처음으로 승인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SK와 함께 지난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하고 있는 테라파워 지분 일부를 양도받았다. SK이노베이션, 테라파워, 한수원은 글로벌 SMR 공급망 확대를 위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HD현대와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테라파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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