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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첫날인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66포인트(0.66%) 내린 3,127.20,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1.64포인트(2.20%) 내린 961.81에 마감했다. |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20.66포인트(0.66%) 내린 3127.20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5859억원을 사들였지만, 결국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지수는 주저앉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413억원, 1364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지수 역시 21.64(2.20%) 하락한 961.81에 마감했다. 코스닥 종목 가운데 공매도 취약 종목으로 거론된 바이오와 통신장비 관련 종목은 장중 7~8%대 급락세를 보였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일단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주가 급락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3월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 이를 두 차례 연장했다.
공매도를 금지한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는 등 시장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날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에 대해 일부 공매도를 재개했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금지된 건,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2008년 10월1일~2009년 5월29일)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2011년 8월10일~11월9일)에 이은 세 번째다. 공매도를 1년 이상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날부터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4월 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7.70%, 87.68%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매도 재개로 인해 단기적으로 종목별 주가 변동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증시 전반에 충격을 안겨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관측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과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유동성이 받쳐주고 있는데다,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기초체력은 탄탄하게 갖춰졌다는 이유에서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전망"이라며 "이는 시장 불안 요소가 작용한 결과인데, 국내 상장사 실적 상승세를 감안할 때 이익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수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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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의 주가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1년 2개월 만에 부분 재개됐다. |
반면, 코스피200, 코스닥150에 편입된 국내 양대 증시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가 허용되는 만큼 해당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과 실적 우려가 제기되는 종목의 경우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실제 이날 대차잔고 비중이 크고 올 1분기 실적 기대를 밑돈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듀산퓨얼셀은 전 거래일 보다 10.98% 떨어진 4만150원에 마감했다. 이 밖에 신풍제약, 오뚜기, 엔씨소프트, 한국전력, 롯데관광개발, 등도 하락 마감했다.
특히 바이오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셀트리온 삼형제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보다 1만6500만원(-6.2%) 내린 2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각각 5.04%, 5.97% 빠졌다. 씨젠과 에이치엘비도 급락했다. 이들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8.01%, 4.23% 하락했다. 에이치엘비와 씨젠의 공매도 잔고금액 지난달 28일 기준 각각 1646억원과 175억원으로 코스닥시장 공매도 잔고금액 상위 10위권 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단기, 중기 이슈가 없고 당장 실적 입증도 안되는 바이오 업종은 공매도 세력에게 아주 좋은 먹잇감"이라면서 "대차 잔고 비중이 높고 증시 호황으로 단순하게 주가가 치솟은 종목은 공매도 재개 영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