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로봇 사업 적극 투자·확장 필요성 대두
한화·한진 등 UAM 시장 경쟁 가담···성장 시장 주도권 싸움 시작
보스턴 다이내믹스 수익 창출 활로 아직···"큰 그림은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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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 미래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들 분야를 미래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방향성은 분명히 했지만 인력·자본 등 역량을 어느 정도 쏟아야 할지 결정해야 할 기로에 놓여 있어서다.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올인’에 가까운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지만 수익성 창출은 아직 먼 얘기라 생겨난 고민이다. <관련기사 4면>
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에서는 UAM·로봇 분야 임직원들이 최근 상당한 업무량과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고 있다는 얘기가 돈다.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실패에 대한 우려가 뒤섞인 탓에 작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도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다는 소문이다. UAM과 로봇은 정 회장이 그룹의 미래 새 먹거리로 일찍부터 점찍은 사업이다. 2025년까지 그룹 매출 비중을 기존 자동차 분야 50%, UAM 30%, 로봇 20%로 만들겠다는 게 정 회장의 목표다.
이런 가운데 잠재적인 경쟁자 또는 동반자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UAM 시장 진출을 연이어 선언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각 부서 전문가로 구성된 UAM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무인기와 드론 개발을 담당하는 항공우주사업본부를 주축으로 정비와 관제시스템 분야 전문가가 합류했다. 대한항공이 항공기 운항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만큼 UAM의 교통관리 시스템 등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3월 1조 2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UAM 관련 투자를 선언했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UAM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한화그룹은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만든 ‘UAM 팀 코리아’에 참여한 상태다. 현대차가 KT, 한국항공대 등과 가깝게 지내는 반면 한화그룹은 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 등과 협력하고 있다. 정 회장 입장에서는 사업과 동시에 동맹까지 추진하며 긴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미래 신사업의 또 다른 축인 로봇의 경우 ‘큰 그림’을 그려내야 한다는 압박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작년 1조원 넘게 베팅해 세계 최대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로봇 개’ 등 제조역량을 갖춘 기업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포함한 로보틱스, 제조, 물류 등 역량이 시너지를 낼 경우 현대차그룹은 향후 로봇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글로벌 로봇 시장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을 기록해 1772억달러(약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예상이다.
문제는 시장이 커지더라도 수익성을 담보할 활로는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다. 정 회장 역시 그룹 차원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아직 제시하지 못한 상태다. 최근 들어 중국산 저가 로봇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후 아직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정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조만간 신사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 회장이 UAM과 로봇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기존 자동차 사업에 힘을 빼면서까지 신사업에 ‘풀악셀’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