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2주년 기획] 탄소중립 향해 뛰는 현장을 가다…국내 최대 규모 ‘영광 태양광 발전 단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5.25 14:00

준공 6개월 맞아 힘차게 돌아가는 전남 영광 태양광 발전 단지



소금밭에 여의도 3분의 1크기 규모 태양광발전 메카로 우뚝 서



발전 용량 100MW…모듈 27만장서 연간 139GWh 전력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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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백수읍에 마련된 ‘영광태양광 발전단지’는 100MW로 국내 태양광 발전단지 가운데 최대 규모다. 중부발전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2050년 탄소중립을 이끄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의 메카이자 태양광사업 발전의 이정표가 됐다는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특히 국산 기자재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주민과 이익공유를 통해 지역사회와 적극 협력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가슴 뿌듯합니다."

한국중부발전이 에코네트워크, 대한그린에너지 등과 함께 투자해 우리나라 최대 규모(100MW)로 지어져 지난해 11월 준공한 뒤 6개월을 맞은 전남 영광 태양광 발전단지.

이 곳을 직접 찾아간 기자에게 조상우 현장 소장(에코네트워크 이사)이 자랑스럽게 밝힌 소감이다. 4개 구역 40개 사업장으로 나눠진 이 단지는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 1884번지에 서울 여의도 면적 3분의 1 규모(100만㎡)로 자리잡았다. 서해바다 해변 소금밭에 태양광 발전기들이 하늘을 향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주변 곳곳에 심어진 풍력발전기 70기에 둘러싸인 이 단지엔 72개 셀로 구성된 모듈 27만장이 깔려있다. 천연소금 생산 현장이 천연자원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빛·바람과 소금이 현재와 과거를 관통하며 산업을 일으키는 자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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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17일 이른 아침 서울역에서 2시간 정도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에서 내린 뒤 차를 타고 한 시간을 더 이동해 영광 태양광 발전단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안개에 가려져 어렴풋하게 보이는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초록빛깔이 곱게 물든 논밭을 지나 영광군의 끝 자락에 다다르자 태양광 발전단지 모습이 나타났다. 주말 동안 내린 비구름이 가시지 않아 잔뜩 흐린 날씨와 태양광 발전기 그리고 염전부지가 어우러져 회색빛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광활하게 깔린 27만장의 모듈은 연간 139GWh 전력을 생산해낸다. 영광군 가구수 2.3배에 달하는 6만2000가구가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발전단지 준공 6개월 차에 접어든 현재까지 6만9350MWh를 생산했다.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난해 3월 이후 생산량까지 따져보면 15만2000MWh다. 오는 2040년 6월까지 20년 동안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전력은 중부발전이 구입한다.

발전 단지의 공식 발전효율은 20%다. 그러나 폭설이 내려 눈이 발전기를 덮어버릴 경우 발전량은 0%, 발전단지를 방문했을 때처럼 날씨가 흐린 날에는 발전효율이 2%대로 떨어진다.

효율적인 면에서는 다른 발전소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조상우 소장은 "국내 생산 모듈 출력은 비슷하기 때문에 발전 효율은 다른 단지들과 비슷하지만 우리는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이용해 부하 피크시에 배터리를 방전함으로써 계통안정화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이 발전단지의 ESS 설치규모는 국내 최대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한꺼번에 몰려 출력 제어 등 계통상 문제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ESS 3.12MW 100개(총 용량 312MW)를 설치했다. ESS 설치엔 한화에너지가 참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재생에너지가 눈길을 끄는 가운데 영광태양광 발전단지는 탄소중립의 중심지 역할을 해 낼 것이라는 기대도 받는다. 그도 그럴 게 현재 준공된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소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규모로 평가받는 우리나라 주요 준공 태양광 발전단지들은 총 4개이며 모두 전남에 마련돼 있다. 영광 태양광 외 △ 남부발전의 해남 솔라시도 육상 태양광(98MW·2020년 6월 준공) △ 남동발전의 영암 육상 태양광(94MW·2020년 8월 준공) △ 서부발전의 신안 안좌스마트팜앤쏠라시티 육상 태양광(96MW·2020년 11월 준공) 등이다.

정부는 오는 2034년까지 발전원 가운데 석탄발전 비중을 15%로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40%로 늘릴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에서도 태양광 발전 확대는 정부의 탄소중립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영광군이 속해 있는 전남도에는 앞으로도 태양광 발전단지가 대거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8개 공기업은 현재 설비용량 30MW 이상 기준 총 15곳에서 약 1.6GW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2023년 준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는 원전 약 두 기에 해당하는 설비용량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전남에 집중돼 있다. △ 신안 비금 주민 태양광(200MW) △ 고흥 해창만 태양광(95MW) △ 신안 태양광 2·3단계(90MW) △ 고흥 수상 태양광(60MW) 등이 마련될 계획이다.

영광 태양광 발전단지는 앞으로 국내에서 추진될 이런 대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의 모델 케이스로 주목받는다. 이 단지 설비 중 국산 비중이 무려 97%에 이른데다 이 발전단지 설비용량의 약 17%(16.6MW) 가까운 발전설비를 별도로 주변에 세워 지역민과 이익공유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주름 잡는 중국 대형 태양광업체들이 값싼 제품을 무기로 국내 중소사업 시장을 장악한데 이어 최근 대규모 사업 시장까지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태양광 시설 국산화 논란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또 산지 태양광 사업 규제 등의 강화로 태양광사업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보급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주민 참여형 사업 모델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 관련 기술 수준은 전 세계에 내로라 할 정도로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 모듈 분야 생산으로는 세계 2위 국가이며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 태양광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의 한계로 지적되는 값비싼 가격도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는 기간 동안 드는 설치비용과 환경비용, 폐기비용 등 총 비용이 석탄 화력보다 저렴해진다고 보고 있다. 또 태양광 발전 원가가 지난 5년 동안 30% 하락했으며 오는 2024년 전후로 석탄 발전 원가보다 저렴해진다고 전망한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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