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상풍력발전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강세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5.20 11:34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기고] 해상풍력발전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부산 해운대 청사포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이 지역사회에 크나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풍력 개발 찬반 논란이 일면서 일부 지역주민들의 집단 반발은 물론 해수면 점사용 허가권을 가진 해운대구청과 해운대구 의회의 반대에도 직면해 있다. 물론 지자체와 의회는 ‘주민 수용권’을 이유로 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이라 온도 차이는 있다.

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의 요지는 하나같이 ‘해상풍력 개발’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단지 지역주민들의 생활권 가까이 발전기를 설치하고 발전한 전기 운반을 살고 있는 동네를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한다. 그들은 설치할 해상풍력 발전기로부터 소음공해를 우려하고, 송전선로를 통한 고압 전류로부터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 발생 등을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선 자연 경관을 망치고 인근 주거 단지의 조망권이 훼손되어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걱정한다.

한마디로 지역주민들의 반발의 핵심은 사업 추진에 따른 지역주민의 건강권 위협과 재산권 침해 우려라고 볼 수 있다. 즉, 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 또한, 고압 송전선로에 의한 전자파 등이 인체에 미칠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 등이 주민 건강권 우려사항이고 바다에 풍력발전기가 세워짐으로 경관의 저해가 우려되고 이것이 인근 주거단지의 부동산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두 번째 이유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환경운동가와 전문가들은 해외사례를 들며 청사포 해상풍력단지 건설이 안전에는 별반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항간에서 걱정하는 주민 건강의 문제 즉, 청사포와 해상풍력 단지와의 거리 및 해상풍력 소음, 저주파에 대해서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가마야하마 해수욕장에도 약 30개 가량의 대형 풍력발전기가 늘어서 있고, 영국 시턴 카루에는 청사포와 비슷하게 1500m 떨어진 곳에 해상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소음 또한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여 작아지기 때문에 1500m의 거리에서는 거의 저주파 소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해운대지구는 지중 송배전으로 1m 이상의 땅 속에 케이블이 매설되고, 케이블은 절연선과 실드선 처리가 되기 때문에 전자파 측정을 하면 거의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측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해상풍력단지가 지역주민들의 건강이나 생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강조한다.

경관 훼손에 대한 우려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의견이 갈리고 있다. 드넓은 바다 전망을 가로막아 경관이 파괴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에 풍력 발전 프로펠러의 돌아가는 모습이 오히려 바다 경관과 어우러져 한층 더 멋진 풍경을 연출하여 오히려 유명한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느 주장이 옳은지 또 사실인지는 펙트 체크나 전문가 소견 등을 근거로 주도면밀하게 따져봐야 할 일이다.

지역 사회와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서 면밀히 검토해서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생기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즉각 검토하고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단 근거없는 억측이나 맹목적 비난, 또는 데이터 조작에 의한 펙트 왜곡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배척해야 한다. 반드시 사실에 근거하여 타당성 여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대안에너지의 핵심으로 꼽히는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은 탄소제로시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그린 에너지 전략이다.

부산시의 4차산업혁명의 성장동력으로도, 그린 뉴딜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탄소중립을 목적으로 그린 뉴딜 정책을 펼치는 문재인 대통령도 ‘바닷바람은 탄소없는 21세기의 석유자원’, ‘해상풍력단지는 국토의 한계를 뛰어넘고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으로 가는 지름길’, ‘지역경제를 살리는 미래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해상풍력 자체는 우리가 반드시 개발해야할 대안에너지임에 틀림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시대에 풍력이라는 화석연료 대체에너지의 개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정당화될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판 그린뉴딜’을 발표하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금융지원 및 설비지원 등 집중 지원을 하자, 수익성을 좇아 너도나도 태양광 사업, 풍력단지 조성 등 대안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면서 무분별한 국토 파괴 및 자연 훼손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숲을 파괴하고 국토가 훼손되고 마을공동체가 분열되며 얻는 재생에너지를 과연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때 식물성 바이오 에너지가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다. 기존 화석 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바이오 에너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농경지를 갈아엎고 나무와 숲을 불태워 대규모 야자수 농장을 조성했다. 그리하여 밀림과 원시림이 사라졌고, 화전으로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또한 식량작물의 재배면적이 축소되고, 결국 국제 곡가가 상승해 최빈국들의 식량위기로 이어지는 부작용까지 발생했다.

친환경 에너지라고 하여 무조건 환영할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화석 에너지를 대체하는 친환경 대안에너지 전환은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을 하되 그 방향과 과정이 정당하고 민주적이어야 한다. 대체에너지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원료가 무엇이냐’만이 아니라 ‘어떠한 방식으로 개발한 것인가’에도 주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공생을 통한 개발 계획, 지역순환을 중심으로 한 설계, 지역주민의 삶과 자연생태계를 해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생산 매커니즘이 개발되어야 한다.

해운대 청사포 해상풍력단지 문제도 결국은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둘러싼 이해와 소통의 부재에서 야기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 주민 그리고 사업자 간의 긴밀한 소통과 상호 협력 속에서 개발이 계획되고 추진되었더라면 최소한의 불필요한 오해나 충돌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에너지 전환이라는 국가적 시책에 따라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어 진행되는 사업이 지역사회와의 갈등을 겪게 되어 사업이 좌초되거나 역으로 주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이 모두가 국가와 사회에 대한 피해이다. 지역주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지자체와 의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의제화 했다면 불필요한 갈등은 훨씬 줄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해당 지자체와 의회는 지금이라도 지역 흐름에 눈치 보며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과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에너지 거버넌스 수립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원이 설치되는 지역 주민을 기반으로 사업단위를 구성해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방법이 도입되어야 한다. 또한 건강과 안전에 관한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감시기구나 위원회의 구성과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주민이 ‘주인’으로서 발전소의 운영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민이 얻는 경제적 이익도 불편을 감수한 데 따른 보상이 아니라 운영이익을 공유하는 형태다.

따라서 새로운 에너지 거버넌스 하에서는 에너지원에 대한 결정권 일부를 지역주민, 시민사회가 보유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의 에너지 시장 참여는 에너지 소비자로서 시민의 역할, 에너지 정책 과정에서 시민의 역할이 변화한다는 뜻이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소유하고 운영하면서 소비자로서 뿐 아니라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하게 된다. 유럽과 같은 에너지 선진국 대부분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풍력 단지 조성 등에 공동체 주민들의 지분 참여를 의무화함으로써 주민들의 참여 없이는 프로젝트 이행을 하기 어렵게 했다.

시민이 참여하는 재생에너지는 일부 선진국만의 정책이 아니다. 이미 파리협정 전문에 시민사회가 소외되지 않는 에너지 구조로의 이행을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명기한 바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역시 ‘정의로운 전환 가이드라인’을 채택해 각국의 정부에 권고했으며,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도 유사한 개념을 담고 있다. G20과 OECD 역시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논의를 수용해 공동 의제에 반영하고 있어 글로벌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국제적 합의로 자리잡았다.

‘시민 참여에 의한 전환’은 ‘에너지 시민’을 양성함으로써 정책에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정책 책임을 공유하면서 에너지전환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를 소비자인 시민이 통제하도록 함으로써 대형 발전 기업이 재생에너지로부터 나온 이윤을 독점하여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 또한 방지할 수 있다. 국내 전환 정책 역시 이를 포괄한 ‘에너지 민주주의의 실현’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제2, 제3의 청사포 해상풍력단지 조성 갈등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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