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전월세신고제 앞둔 서울·경기… "전세가 오를것"

신진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5.27 15:37

부동산업계, 임대차 3법 정책 효과에 대해 의구심 강해져
시행 초기 학습 효과로 전월세 가격 급등할 수도
전세의 월세화·반전세 가속화될 것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뉴타운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일대. 사진 = 신진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신진영 기자] 오는 6월 1일부터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된다. 정부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이 완성돼 ‘깜깜이’에 가까운 전월세 시장이 투명해질 것이라 전망하나, 시장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임대차 3법 정책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과거 학습 효과로 시행 초기 전세가가 급등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전월세신고제는 주택 전월세 거래 당사자가 계약 30일 안에 해당 주택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에 거래 내용을 신고 하도록 한 제도다. 수도권과 광역시, 세종시, 도, 시 지역의 보증금 6000만원 또는 월세 30만원 초과 주택 임대차 계약이 신고 대상이다. 정부는 세입자들을 위해 전월세 시장을 투명하게 한다는 목적이지만, 오히려 전세가는 더 오르고 ‘전세의 월세화’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114

▲반기별 서울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 부동산114

27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월세신고제 시행은 전세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전세가 상승에 많은 대기 수요가 청약이나 매매 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국토부는 내년 5월 31일까지 전월세신고제 관련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계도기간을 뒀지만 시장의 우려는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 전세가 상승률이 두드려졌기 때문이다. 이날 부동산114가 제공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반기별 서울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 추이’를 보면, 2020년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12.19% 급등세를 연출했다. 2020년 상반기 변동률은 2.59% 그쳤다. 이를 미뤄볼 때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세가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학군 수요로 전월세 거래가 활발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는 오히려 전세 수요가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대치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자금에 대한 부담으로 손님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정부가 전세 계약에 대해서는 자금 출처를 매매처럼 까다롭게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주택)공급이 부족해 전세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라며 "예전에 갭투자를 많이 했던 재건축 단지들(우성·선경·미도·은마)에 세입자가 나갈 시점에 맞춰 집주인들이 많이 들어와 실거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49㎡(17층)는 지난 2월 3일 25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는 물량 기준이다. 현재 해당 아파트에서는 같은 전용 면적으로 26억원 선에 전셋집이 나와 있다. 다른 대치동 공인중개업자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는 상황이 많아질 것"이라며 "전세의 월세화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에 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차선’으로 여겨지는 경기 남부권으로 관심을 돌려, 이 지역 전세가 상승도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의왕시 내손동 내손e편한세상 전용 84.92㎡(4층)는 지난 18일 6억 3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내손동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셋집은 엄청 귀하다"면서 "30평대 기준으로 6억 5000만∼6억 7000만원 선에 나와 있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기존에 살고 있던 분들은 계약갱신청구권 연장하는 거고, 세입자가 나가면 주인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임대차3법’이 완성되는 거라 예전보다 시장에 물량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면서 "정부가 과세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고 했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 우려로 전셋집을 더 내놓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전월세신고제는 실질적으로 임대 주택의 공급 축소로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 "자금 출처 조사 때문에 보증부월세(반전세)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전월세 거래량이 많지 않고 소액 임대차 계약 비중이 높다고 판단되는 곳은 제외했다고 하나, 향후 정부 전월세 정책의 기초 자료가 될 가능성도 높다"며 "반쪽 정보가 될 수도 있기에 전 지역 임대차 신고 의무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yr29@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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