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화폐 "주요 촉매제 될 수 있다"…핵심은 송금 수수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6.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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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비트코인 가상 이미지.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95위(2019년)인 엘살바도르가 전 세계 처음으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면서, 이런 흐름이 국제 사회로 퍼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암호화폐 투자 펀드 관계자 리처드 갤빈은 "시장은 이제 다른 나라들이 엘살바도르의 뒤를 따를지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향후 2∼3년간 비트코인의 주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은 불과 나흘도 되지 않는 시간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법안 제출 계획을 밝혔다.

이후 여당이 장악한 국회는 8일 밤 법안을 곧바로 통과됐다.

이에 비트코인은 앞으로 90일 후 엘살바도르 공용통화인 미국 달러와 함께 진짜 돈으로 쓰이게 된다.

상점 등은 고객이 비트코인으로 지불해도 수납을 거부할 수 없다. 세금 역시 비트코인으로 낼 수 있다.

엘살바도르가 전 세계 첫 비트코인 채택 국가가 된 데에는 공용화폐가 달러라는 점과 미국 등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GDP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의 본국 송금액은 빈곤과 폭력 등으로 고국을 떠나는 국민이 늘면서 최근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들이 이를 비트코인으로 송금하면 해외 금융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더 저렴하고 편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외환거래기업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여러 중남미 국가들처럼 엘살바도르도 국제 송금에 상당한 수수료를 낸다. 그렇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수용하는 것도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엘살바도르처럼 송금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비슷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조너선 치즈먼은 보고서에서 남미 파라과이가 엘살바도르를 이을 다음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암호화폐 채택 움직임을 보인 나라는 없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비트코인 채택이 다른 나라로 확대될지 여부를 예측하긴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자문사인 그레이라인 그룹의 브랜던 토머스는 로이터에 "엘살바도르의 사례가 트렌드가 되어 눈덩이처럼 불어날지 아니면 그냥 일시적인 사건이 될지는 시간만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비트코인 대 달러의 환율을 시장에 맡기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실제 거래에서 적용할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또 비트코인은 전체 채굴량이 제한돼 있긴 하지만, 새로운 암호화폐가 계속 나올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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