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재건축 문턱… 커지는 리모델링 시장

김기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6.29 15:38

"먹거리 많아졌다"… 대형건설사 리모델링 시장서 ‘각축전’



재건축 규제 대비 상대적으로 규제 덜해… 노후화 막는 방법으로 급부상



올 하반기 첫 리모델링 아파트 분양 앞둬



리모델링 시장 포스코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삼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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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성장하는 리모델링 시장에서 DL 이앤씨가 최근 수주 1조원을 달성했다. 사진은 DL이앤씨의 e편한세상 산본 에듀퍼스트(가칭) 조감도.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30년 이상 노후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도권 등지에서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25년에는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두고 리모델링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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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영통 삼성태영 리모델링사업 조감도. 포스코건설


2013년부터 리모델링 부서를 계속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건설은 최근 수원 영통지구 삼성태영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2013년부터 누적 리모델링 수주 1위를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 법규 정비 이후 개포우성 9차 아파트를 착공한 바 있으며 올해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 첫 리모델링 아파트 분양이다.

대우건설도 지난 3월부터 리모델링 사업팀을 꾸렸다. 이후 대우건설은 지난 24일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수지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수주를 통해 리모델링을 포함한 정비사업 분야에서 상반기 수주실적 1위를 달성했으며 정비사업 수주 실적 1조 7372억원 중 리모델링 수주는 5617억원이다.

DL이앤씨의 수주도 매섭다. 지난달 리모델링 시장에 복귀한지 두 달 만에 빠르게 치고 올라오며 1조 334억원의 리모델링 수주를 달성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고 지난 5일 수원 영통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에 이어 경기 군포시 금정동 산본율곡아파트 리모델링까지 수주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모델링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리모델링에 비해 재건축 규제가 강화된 점을 꼽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장에 리모델링 수요가 높아졌다"며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보니 노후된 아파트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으로 가는 움직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재건축이 진행되려면 안전진단에서 ‘D(조건부 허용)’나 ‘E(불량)’ 등급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규제 강화로 D, E 등급을 받지 못하는 노후 단지가 많아졌고 이들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서울 양천구 목동 9단지(1987년)와 11단지(1988년)가 2차 안전진단을 넘지 못했고 서울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 9단지 역시 안전진단에 걸려 재건축 문턱에서 좌절했다.

반면 리모델링은 재건축 대비 규제가 덜하다. 리모델링은 안전진단에서 유지·보수 등급(A~C) 중 B등급 이상이면 추진이 가능하다.

또 재건축 조합 설립을 위해 주민 75%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과 달리 리모델링은 66.7% 이상 동의만 있으면 진행 가능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이 하나의 별도 사업 영역이 됐다"며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단지 여건이 너무 좋을 경우 재건축 승인이 나지 않아 리모델링을 검토하는데 최근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런 추세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90년대 준공된 아파트나 1기 신도시 지역 내 아파트의 노후화 시기가 도래한 점도 리모델링 시장 확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는 노후화가 심화됐지만 재건축이 추진되지 못하는 단지가 많아졌다"며 "이런 경우 리모델링말고는 노후화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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