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배터리 분사로 그린에너지기업 사업구조 개편 박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7.01 15:31

김준 총괄사장 등 전사 경영진 총출동한 ‘파이낸셜스토리 설명회’



배터리 부문 분사 등 ‘탄소에서 그린’ 전략으로 혁신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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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회사 중장기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 분사’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서 공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분할 이후 기업을 공개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자금유치 방법 중 하나기 때문이다. LG와 마찬가지로 SK도 배터리 사업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K배터리’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는 1테라와트(TW)가 넘어간 상황이다. 1TW는 10억KW에 달하는데, 이는 중국 CATL과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선두권 배터리 기업의 수주잔고와 맞먹는 수치다.

회사가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5월(60GWh) 이후 4년여만에 수주 잔고를 17배 늘린 셈이다. SK 측은 이 같은 수주 잔고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30조원이 넘어간다고 보고 있다.

지동섭 SK 배터리 사업 대표는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며 "이것이 SK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수주가 크게 늘었지만 생산량은 이를 따라붙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배터리 생산량은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투자 유치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 비슷한 방식으로 배터리 부문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예상한다. 배터리 부문 회사를 물적 분할해 자회사로 둔 뒤, 상장을 통해 돈을 끌어모으는 식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물적 분할이 될지, 인적 분할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언급하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인적 분할을 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으로 배터리 적용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사업도 개발해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규모 뿐 아니라 기술력까지 확보해 ‘K배터리’ 위상을 높이는 길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발표했다. 1962년 대한민국 최초의 정유기업으로 출범해 정유·화학 기업으로 성장해 온 SK이노베이션이 또 한 번 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김 총괄사장 등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이날 밝힌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한마디로 ‘Carbon to Green’, 즉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년 경영방침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밝힌 바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스토리데이를 통해 구체적인 완성 전략을 공개했다.

회사 경영진이 밝힌 핵심 전략은 △Green Anchoring :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Green Transformation :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0(제로)인 넷 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라며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화학 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이른 바, 리사이클(Recycle)기반 화학 사업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핵심은 이사회의 △CEO 평가·보상·승계 등에 대한 의사결정권 보유 △이사회 모든 안건에 대한 ESG 리스크 사전 검토 의무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와 사업 리스크의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등이다.

김 총괄사장은 "2017년부터 시작한 딥 체인지와 혁신을 이제는 완성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시점인 만큼 ESG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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