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일상화된 기상이변, 탄소중립 더 고삐죄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7.14 10:30

전의찬 세종대학교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전의찬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교수

▲전의찬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장마가 늦게 시작됐는데 그나마 예년과는 날씨가 사뭇 다른 느낌이다. 바로 전까지 아무렇지도 않던 하늘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쏟아지기 일쑤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햇빛이 쨍쨍 내리쬐기도 한다. 동남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스콜’과 똑 같다. 이런 소나기가 지난달에만 서울지역에 13번 내렸다. 한반도 상공에 극지방의 찬 공기가 정체되어 있고, 지상의 따뜻한 공기와 충돌하여 생기는 현상이라고 하니 발생 원인은 아열대 ‘스콜’과 다르지만 우리가 느끼는 것은 다를 바 없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지만 전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구 종말’ ‘북반구를 불태우고’ ‘압력솥 폭염’ 등 자극적인 제목의 언론 기사가 지면을 채우고 있다. 최근 북미대륙을 휩쓸고 있는 재난급 폭염을 가리키는 기사들이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에서 50도 가까운 폭염으로 평소보다 3배가 넘는 700여 명의 주민이 돌연사하였다. 84년 만의 최악의 폭염 때문이다. 미국 북서부도 47℃의 역대 최고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워싱턴주에서는 온열 질환으로 1800명이 응급실을 찾았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이 폭염의 원인을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북극 지방의 온도가 오르고 아열대 지방과 온도 차이가 줄어들면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섞어 주는 제트 기류가 약해지면서,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정체하게 되어 뜨겁고 건조한 공기를 반구형 돔 모양으로 가둬놓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올해 ‘지각 장마’는 ‘블로킹 현상’ 이 원인이라고 한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 장시간 머물면서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54일간의 역대 최장 장마도 ‘블로킹 현상’이었다.

우리 장마가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어쩌다가 우리 하늘에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고, 북미 지역에는 ‘열돔’이 나타나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이다. 지구온난화 원인물질인 이산화탄소의 대기중 농도는 산업화 이전 280ppm 수준에 불과하였으나, 현재는 1.5배 증가한 420ppm이다. 현재 속도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한다면, 임계농도인 450ppm에 도달하는데 20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임계농도를 넘어서면, 그 이전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기상이변이 빈번히 발생할 거라고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기후변화의 양상이 더 심각하다. 지난 100년간 2.2℃ 상승하여 전 세계 평균인 0.85℃ 상승보다 온난화가 2배 이상 심각하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높은 도시화율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1960년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40%에 미치지 못하였으나, 2015년에는 92%로 미국과 일본의 도시화율보다 높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 도시화 증가율을 보였다. 금년 1월 기준으로,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꼭 절반인 2600만 명이 살고 있고, 1084만 대의 자동차가 달리고 있다. 특히 국토의 0.6%에 불과한 서울에 인구의 19%와 자동차의 13%가 집중되어 있다. 이처럼 좁은 지역에서 다량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열섬(Heat Island) 현상이 지구 규모의 기후변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1.5도 보고서’에 따르면 엄청난 규모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은 1.5도에서 멈추어야 한다. 그런데 이미 지구 평균온도는 1도가 상승하였기 때문에 매우 긴박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사회 모든 부문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 순 제로(net-zero) 배출이 달성돼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즉, ‘탄소중립’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성난 ‘날씨’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솔선해야 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이 절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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