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부 김기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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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최근 취재차 리모델링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수도권 내 한 아파트촌을 둘러봤을 때 동네 부동산업자가 한 말이다. 연식이 20년 내외인 이 동네 아파트들은 너도나도 리모델링 추진 단지라고 홍보하기에 바빴다. 5~6년 후면 DL이앤씨,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단지로 거듭난다는 기대에 인근 아파트 값도 1~2억씩 크게 뛰었다.
헌 집을 새 집으로 만들어서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묻지마’ 리모델링 추진이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최근의 수도권 리모델링 사업 성황을 마냥 좋게만 봐야 할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리모델링 열풍이 부는 건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2000년대 초반에도 리모델링이 유행이었다. 당시에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에 우후죽순 뛰어들었지만 2007년 재건축 규제 완화로 시장 흐름이 바뀌자 그 많던 리모델링 사업장이 하나둘씩 사라졌고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사업부서도 존재감을 잃어갔다.
그런 리모델링 사업이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부활했다. 이달 GS건설은 14년 만에 리모델링팀을 다시 신설했고 대우건설도 지난 3월 팀을 새로 꾸렸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12월 조직을 구성하고 경기 용인 신정마을 9단지를 시작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리모델링 아파트 취재 도중 만난 한 공인중개업자는 일단 리모델링 수주에 뛰어들고 보는 건설사와 허가를 남발하는 시에 쓴소리를 했다. 리모델링 사업으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이들 모두가 장기적으로 도시를 좋은 방향으로 개발하겠다는 관점이 아니라 당장의 이익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서 문제라는 거다.
그가 한 ‘쓴소리’를 정리해보면 건설사는 재건축 규제 강화로 재건축이 어려워지자 새로운 먹을거리를 확보해두는 것이고 시는 건설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아직 멀쩡한(물론 주관적인 관점이지만) 아파트에도 무분별하게 허가를 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조합장 역시 건설사와 협력 관계라 사업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거대한 ‘리모델링 먹이사슬’ 생태계가 구축됐다는 것이다.
이 먹이사슬 사이에서 피해를 보는 건 결국 무주택자다. 리모델링 기간 동안 이주 여파로 전세난은 심화되고 준공 이후 공급이 소폭 늘겠지만 리모델링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대폭 올라갈 수 있어서다. 이래저래 무주택 서민들의 고민은 더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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