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승부사 기질···지역서 시작해 계열사 60여개로 늘려
11년 만에 쌍용차 인수 재도전···시너지 효과는 안갯속
1조원대 인수자금·경쟁 치열한 車업계서 살아남을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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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현 SM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우 회장이 지방 기반 작은 건설사를 재계 순위 38위까지 끌어올리며 ‘인수합병(M&A) 귀재’로 통하는 만큼 SM그룹 계열사와 쌍용차간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온 기업에 과감한 베팅을 결정한 게 그룹 전체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우 회장은 지난달 30일 쌍용차를 품기 위해 EY한영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SM그룹은 앞서 쌍용차가 매물로 나왔던 2010년에도 회사 인수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우 회장의 SM그룹은 재계 서열 38위로 당초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카디널 원 모터스, 에디슨모터스 등과 비교해 무게감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소 1조원의 인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선 후보들은 현금 동원 능력을 확실하게 검증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 회장은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무리하게 외부에서 차입하기보다는 자체 보유분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우 회장이 최근 몸값이 치솟은 SM상선의 상장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M상선은 해운업 호황 덕분에 기업가치가 3조~4조 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우 회장은 쌍용차 인수 후 전기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구상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SM그룹은 자동차 부품사 남선알미늄,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 화학섬유기업 티케이케미칼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작년에는 자동차 내장재 표면처리기업 화진을 인수하기도 했다.
계열사간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쌍용차가 공장 이전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며 전기차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밝힌 만큼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밑그림이 그러졌다는 것이다.
SM그룹 입장에서는 건설과 해운에 치중됐던 주력 사업 분야를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까지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통 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SM그룹이 전기차 영역에서 ESG경영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점도 우 회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특히 우 회장의 ‘승부사 기질’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우량기업을 싼 값에 사들여 정상화시킨 경험이 풍부하다. 1988년 삼라건설을 세운 우 회장은 2000년대 우방산업, 삼환기업, 경남기업 등을 사들였다. 대한해운, 대한상선 등 해운사는 물론 제조, 미디어, 서비스, 레저 등 분야 M&A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현재 6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그룹사로 성장했다.
특히 우 회장은 한진해운 파산 등 해운업이 불황의 터널을 지날 때 "지금 배를 사면 남는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인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우 회장의 판단 덕분에 SM그룹이 현재 해운업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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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
다만 일각에서는 쌍용차가 자칫 ‘밑 빠진 독’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까지는 1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지만 향후 전기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경우 다양한 형태로 돈이 쓰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말 기준 SM그룹 계열사가 확보한 현금성 자산은 4000억원대 수준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마힌드라를 주인으로 맞이한 이후 티볼리 등 대박 신차를 선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 했지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경쟁이 치열해지며 결국 영업적자를 피하지 못했다"며 "전기차 시장 역시 모든 완성차 기업들과 스타트업이 뛰어드는 분야이다 보니 성장성만 믿고 베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 회장이 또 한 번 M&A 신화를 쓰기 위해서는 쌍용차 ‘인수’보다는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직원 고용 유지, 신공장 건설과 운영, 신차 출시와 마케팅 전략 구상 등 전반적인 경영 능력을 발휘해야 SM그룹과 쌍용차간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쌍용차와 EY한영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 중 적격자를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어 다음달 중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