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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 전 세계 화두로 떠오르나 기상과 관련된 산업이 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상관련 산업체들이 활동하는 분야는 일상 속 대기질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서비스부터 빅데이터 수집과 날씨 경영까지 다양하다.
5일 기상산업계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뚜렷해지고 환경이 기업경영의 주요 이슈이자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건축이나 공공기관, 유통업계 등 기상 정보를 기업경영 또는 기관운영에 적극 활용하는 산업군이 늘어나고 있다. 기상산업기술원은 오는 2025년 관련 시장이 1조원 규모로 커진다고 내다봤다.
기상산업기술원은 이날 ‘기상산업활성화 우수성과 사례’를 발표했다. 이 사례 발표 자료를 보면 △생활 속 기상정보를 정확하고 쉽게 전달하는 기술 개발 △기상관측 빅데이터 △기상산업 기술 수출 사례 △날씨 경영 도입 사례 등이 우리나라 기상산업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산업기술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기상산업 사업체수는 702개, 매출액은 총 5023억원으로 연평균 7.80% 성장률을 보였다.
기상산업기술원 관계자는 "최근 통계인 지난 2019년 기준 기상산업현황을 살펴보면 기상 장비업의 경우 9.0%, 기상 서비스업의 경우 6.2%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산업에 포함되는 업종은 △기상 기기·장치 및 관련제품 제조업 △기상 기기·장치 및 관련제품 도매업 △기상관련 전문·기술 서비스업 △기상관련 방송 및 정보 서비스업 △기타 기상관련 서비스업 등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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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산업활성화 우수성과 사례(사진=기상산업기술원) |
스마트폰·LED 등으로 생활 속 대기질 정보 알기 쉽게
생활 속 기상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대표 업체로는 딥비전스와 아트맨 연구소, 엘비에스테크가 꼽힌다.
딥비전스는 세계 최초로 딥러닝과 이미지 프로세싱을 기반으로 한 미세먼지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딥비전스는 ‘미세찰칵’과 ‘에어체커’ 제품을 개발해 주변 미세먼지 농도과 공기질 정보를 제공한다. 딥비전스는 지난 2017년부터 3년 동안 매출액이 13배 증가했다.
대표적인 서비스와 제품은 ‘미세찰칵’과 ‘에어체커’다. ‘미세찰칵’은 세계 최초로 사진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어플리케이션(앱)이다. ‘에어체커’는 내장된 카메라로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그 농도를 신호등과 같이 LED 색상으로 표출하는 ‘미세먼지 신호등’이다.
아트맨 연구소는 실내 공기질 관련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미세빅’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세먼지와 대기질 현황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다.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대기질 현황도 알 수 있다.
‘먼지구슬’은 실내외 공기질 수준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LED 등이다. 스노우볼에 빨간색·노란색·초록색으로 실내 공기질 상태를 알려준다. 자연환기가 불가능할 경우 제품 스스로 공기 정화 기능을 작동한다.
엘비에스테크는 시각장애인용 위치정보 기반 생활편의 플랫폼인 ‘G-EYE’를 개발했다. 지난 2018~2020년 동안 매출액이 연평균 약 50%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해외수출 실적도 달성했다.
‘G-EYE’는 시각장애인용 도보(교통·건물·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다. 시각 지체장애인과 고령자 등 교통 약자뿐 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플랫폼 서비스다.
음성 서비스로 주변 환경 정보를 제공해 점자를 몰라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사용자 이동경로의 미세먼지나 결빙 등 날씨 정보를 제공해 시각장애인 보행 안전에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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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산업기술원 기상활성화 우수사례로 선정된 기상 서비스 앱. 사진은 위쪽부터 딥비전스의 ‘미세찰칵’, 아트맨 연구소의 ‘미세빅’, 엘비에스테크의 ‘G-EYE’. 기상산업기술원 |
드론으로 만든 기상 빅데이터…기상 기술 수출 선두
기상 정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기상 기술 수출에 앞장서는 기업도 있다.
산업용 드론 제조업체인 보라스카이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1000여대 드론을 이용해 지표면으로부터 1.5km 이내 범위의 온도·습도·풍향·풍속·기압·미세먼지 정보를 수집한다.
현재 활용하는 항공기와 라디오존데 등의 기상관측 장비는 비용과 정확성(사각지대) 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때문에 기존 관측장비의 한계를 보완·극복할 수 있는 드론이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보라스카이는 지난 2017∼2020년 매출액이 연평균 83.1% 증가했다. 글로벌 풍향·풍속 센서 전문회사인 ‘FT Technologies(에프티테크놀로지)’와 베트남 국방부 경제국 산하의 국영기업 타이선 그룹(THAISON Group)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솔탑은 국내 기상기업 가운데 가장 큰 수출 성과를 냈다.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2년 동안 약 50억원의 기상산업 관련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지금도 전 세계에 국산제품을 알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솔탑은 천리안위성 2A호 개발과 지상국 구축을 시작으로 관련 소프트웨어와 앱 등을 개발해 중국·방글라데시·아프리카·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에 수출하고 있다.
아프리카 4개 지역 기상수문 서비스와 지역기후센터의 일기 예보능력 향상과 방글라데시의 기상 재해 감시역량을 높이고 현지 위성 활용 기상 전문가 육성하는데 도움을 줬다.
계절가전·에너지업계, 날씨 경영 도입으로 원가 절감
기상정보를 경영에 도입한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됐다.
종합가전회사 신일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기상정보 활용 경영을 도입해 계절가전의 상품기획·영업·물류·생산 등 기업 운영 프로세스에 전방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선풍기나 온풍기 등 계절가전을 주력상품으로 취급하는 만큼 이상 기상현상이 발생하면 재고가 늘어나 임대료나 물류센터 유지비용 지출이 많아진다.
신일전자는 기상정보를 경영에 도입해 해마다 임차료와 채화료 등 판매량 대비 재교 비율을 줄이며 원가 절감을 달성했다.
영남에너지서비스는 도시가스와 CNG(압축천연가스), 태양광발전, ESS(연료전지) 등 청정연료 및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 기업이다.
영남에너지서비스는 지난 2018년부터 날씨 경영의 개념과 필요성을 사내에 알려 ‘기상정보활용 도시가스 수요예측 및 방재시스템’을 구축했다. 도시가스 특성 상 기온이 낮을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수요처에 압력저하 현상이 발생해 서비스 품질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영남에너지서비스는 도시가스 수요를 예측해 가스구매량을 결정하면서 구매비용을 연간 5%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또 정압기 안전관리로 시설관리 비용을 연간 최대 5%까지 절감하는 등 약 23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한다고 보고 있다.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