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힘입어 ‘최대 영업이익’ 시장 전망
AI 수요 확대로 HBM 비중 확대…D램·낸드 공급 줄며 가격 상승
작년 4분기 적자 LG전자 ‘반등 청신호’…B2B·가전·TV가 견인차
국내 전자업계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 시즌'에 진입한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를 등에 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분기 기준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고, LG전자 역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과가 예상되면서 주요 전자기업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일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약 37조원, SK하이닉스는 3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였던 직전 분기(20조 1000억원) 대비 85% 이상 증가하고, SK하이닉스 역시 직전 분기(19조 1696억원)보다 60% 이상 늘어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다시 쓰게 된다.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45조원, 39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양사의 합산 분기 실적이 '70조원 시대'를 맞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양산 출하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AI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단순한 수요 증가를 넘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고부가 제품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며 서버용 메모리 중심의 '고수익 수요'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메모리 산업이 범용 중심에서 AI용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사의 제품 경쟁력 역시 실적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4(6세대)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섰고,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공급망과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양사가 수익성이 높은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이 줄고,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최대 90~95% 상승했고,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50% 이상 급등하며 강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D램과 낸드 가격 상승률이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모델들이 신제품 '2026년형 LG OLED 에보'를 체험하고 있다.
LG전자는 '턴어라운드'의 신호탄을 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10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실적 반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이번 실적은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체질 전환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가늠할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전망치)는 매출액 23조 3144억원, 영업이익 1조 378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매출(22조 7398억원)보다 2.5% 증가한 수준으로, 전망치대로라면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영업이익 역시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컨센서스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신증권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6100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LG전자의 실적 개선은 사업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장, 냉난방공조(HVAC), 플랫폼 등 B2B 중심 사업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으며 수익 구조를 보완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지난해 부진했던 TV·가전 사업도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TV 사업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대응한 액정표시장치(LCD) TV 라인업 확대와 스포츠 이벤트 효과, 가격 전략 다변화에 따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가전 사업 역시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