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험로 예고 기업 참여 REC시장…개장 첫주 거래성사 한 건도 없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8.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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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열린 한국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플랫폼 거래시장 화면. 현물매도시장에 매도건이 수십건 올라왔지만 현물매수시장에는 한 건도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다.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의회.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일반기업도 참여 가능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거래시장에서 아직 REC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선언했던 기업들은 먼저 거래에 나서기보다는 거래가격 등에 눈치보기를 하며 관망하는 걸로 분석된다. 새로운 REC 판로를 기대했던 발전사업자들은 아직 첫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 실망하는 분위기다.

일반 REC 거래시장을 열기 전 38개 대기업 및 공기업들이 참여해 5차례 이상 모의거래를 했고 플랫폼 시장 개장 횟수도 월 1회에서 2회로 늘렸지만 개장 첫 주 기업들 분위기는 썰렁했다.

일반 REC 거래시장은 기업들이 사용전력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고자 하는 RE100 캠페인을 이행하도록 하는 시장이다. 기업들은 REC를 구매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했다는 걸 확인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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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와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일반 REC 거래시장이 열린 지난 첫 주간 아직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체결된 사례는 없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REC 거래시장서 아직 거래 건은 없었지만 기업들로부터 문의는 많이 들어왔다"며 "REC 거래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대기업이라 첫 주는 가격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예산을 정해야 해 시장을 관망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RE100 이행수단이 여러 개다 보니 기업들이 어떤 게 좋은 옵션인지 검토하려 한다"며 "REC 단가를 최대 10만원 올린 발전사업자도 있어 가격대가 천차만별인 상황이기도 했다"고 첫 주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일반 REC 거래시장은 지난 2일부터 장외계약이 가능했고 6일에는 첫 플랫폼 거래시장이 열렸다. 장외계약을 체결했으면 플랫폼 거래를 통해서 거래를 완료해야 한다.

일반 REC 거래시장처럼 RE100 이행수단인 녹색프리미엄은 지난 1월부터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는 6월부터 시작됐다. 녹색프리미엄은 기업 등 전기소비자가 한국전력에 추가 비용(녹색프리미엄)을 지불해 사용전력을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으로 인정받고 제3자 PPA는 한전 중개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계약을 맺는 제도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제도가 RE100을 이행하는 데 더 적합할지 고려할 시간이 필요한 걸로 분석된다.

실제로 REC 거래시장에 참여하는 발전사업자들은 REC 거래시장서 매도가격을 1REC당 3만5000원부터 10만원대까지 제시해 아직 REC 가격대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일반 REC 거래시장이 열리면서 REC 수요자가 많아지고 REC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도 했다. REC 가격이 최근 3년 사이 REC 공급량이 많아지면서 3분의 1 넘게 하락해 발전사업자들 수익에 큰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일반기업이 아닌 발전사와만 거래하는 REC 현물시장의 REC 가격은 지난 2018년 8월 1REC당 약 9만6000원에서 지난달 2만9000원으로 3분의1 넘게 하락했다

특히 지난 2월 열린 일반 REC 거래시장 시범사업으로 주요 발전공기업과 삼성전자·KT·LG화학·SK텔레콤 등 민간 대기업을 포함한 38개의 기업이 구매자로 참여해 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의회 관계자는 "플랫폼 거래시장 목록을 확인해보니 매도물량이 수백 건 가량 있었지만 매수물량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새로운 REC 시장으로 REC 수요가 더 생겨서 REC 현물시장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했으나 결국 사업자들에게 희망고문만 시킨 꼴이 됐다"고 토로했다.

한편 발전사들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장기계약 등 계약거래를 체결한 사업자들이 계약 체결 이전에 쌓아둔 REC가 일반 REC 거래시장서 조회가 안 되는 시스템상 문제도 포착됐다.

이 관계자는 "현물시장 가격이 너무 하락해 장기계약 체결 전 3년간 모아둔 REC가 있었는데 장기계약이 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일반 REC 거래시장서 아예 거래를 못 하게 해놨다"며 "잔존 REC는 계약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일반 REC 거래시장에서 조회도 못 하게 해놔 불만을 표한 사업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장기계약과 일반 REC 거래시장은 중복거래를 하면 안 돼서 거래가 안 되도록 계약거래를 체결한 사업자를 시장에서 제외해 해당 문제가 발생했다" 며 "잔존 REC가 거래되지 않는 문제는 빠르게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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