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장외서 1만2000원에 거래…기업가치 4.5조
출범 후 첫 분기 흑자, 고객 확대 등 성장세
토스뱅크, 플랫폼 기업 토스 효과로 시너지 기대감
"언택트 금융 모델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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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토스뱅크.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상장 후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장외거래를 시작하면서 4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카카오뱅크의 후발주자로 주목받는다. 토스뱅크는 다음달 출범을 앞두고 벌써부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플랫폼 기반의 인터넷은행 성장 가능성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전망도 더욱 밝아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7만140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대비 9.04%(7100원)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약 34조원 수준으로 내려앉았으나 여전히 금융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인 6일 시초가 5만3700원에 시작해 상한가를 치며 6만8700원에 장을 끝냈고, 9일에도 12.46%(8700원) 오른 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인터넷은행의 가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케이뱅크 또한 장외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6일 서울거래소 비상장에서 1만2000원에 처음 거래됐다. 케이뱅크 총 발행 주식인 3억7261만8228주에 적용하면, 케이뱅크 기업가치는 4조4714억원 규모다. 10일 기준 케이뱅크 거래가는 1만2000원에 형성돼 있다.
서울거래소 비상장 관계자는 "다음달 15일 케이뱅크 주권이 통일주권으로 전환신청을 하면 약 일주일 뒤부터 증권계좌를 이용한 안전거래도 가능해진다"며 "기업공개(IPO) 전 장외시장에서도 흥행을 이끌었던 카카오뱅크의 바통을 케이뱅크가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보다 조금 앞선 2017년 4월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나 자금조달 문제를 겪으며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자금확충 문제를 해결한 후 지난 5월 약 1조249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해 납입자본금을 2조1000억원 수준까지 확대했다. 실적 면에서도 올해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에 들어갔다. 케이뱅크의 2분기 순이익은 39억원이다. 1분기에 123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 누적 손실은 84억원으로 전년 동기(-449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가상자산(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으며 고객 수가 크게 늘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400만명의 고객이 증가해 6월 말 기준 고객 수는 619만명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26배 이상이다. 수신과 여신 잔액은 6월 말 기준 11조2900억원, 5조9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2023년 상장을 예상하고 있다.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기업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만큼 비상장 가격과 상장 흐름에 따라 주요 주주사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9일 새로운 CI를 발표하고, 메이크 머니(make money)란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우며 변화를 단행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의 경우 출범 전부터 은행권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되고 있다. 이미 토스 이용자가 2000만명을 웃돌고 있을 정도로 잠재 고객이 충분한 상황인 데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란 선례가 있어 인터넷은행으로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는 신용이력부족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확대 등에 공을 들이겠다는 포부를 일찌감치 밝혔다.
특히 토스의 경우 간편 송금이란 플랫폼 기반 사업의 성장을 주도해왔을 정도로 플랫폼 경쟁력이 좋기 때문에 토스뱅크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플랫폼 기업으로 본다면 토스 앱에 증권, 은행 앱이 모두 합쳐서 원 앱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카카오뱅크 플랫폼과의 차별화도 주목된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미 장외에서 8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10일 오후 3시 20분 기준 거래 가격은 8만600원으로 전날 대비 1%(800원) 올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비용 효율적인 측면을 보더라도 앞으로는 언택트 금융 모델이 매력적"이라며 "인터넷은행은 관건은 중금리 대출 사업 확장을 위한 신용위험 평가 능력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