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대형마트·금융·게임사에 ICT업계와도 협력
주식 도시락에 가상현실 매장까지 신개념 마케팅
구독경제 진화에 금융사 컬래버레이션 확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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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가 전날 선보인 가상현실 매장 ‘제페토 한강공원점’ 이미지 |
기존의 단순한 상품 출시 컬래버레이션(협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정보통신(ICT) 및 데이터 관련 기업의 우수한 기술 인프라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방식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최근 카드사인 BC카드와 리서치 회사인 닐슨컴퍼니코리아와 함께 빅데이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이마트24는 자사의 ‘판매 데이터’와 BC카드의 ‘소비 데이터’, 닐슨컴퍼니코리아의 ‘분석 노하우’를 결합해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가 카드사를 비롯해 리서치 전문회사와의 협력에 나선 것은 기존에 진행한 이종업계와의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이 성과를 거둔 좋은 기억 때문이다.
이마트24는 앞서 인기 게임 ‘로스트아크’, ‘2021컴투스프로야구’와 손잡고 도시락과 삼각김밥 구매 시 게임 아이템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또 최근에는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도시락(주식 도시락)’ 구매 후 하나금융투자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을 1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마트24는 주식 도시락이 3일 만에 2만 개가 팔리자, 지난달 랜덤 주식 2만 주를 내걸고 추가 판매에 나선 바 있다.
네이버와 손을 맞잡은 BGF리테일의 가상 매장도 성과가 주목된다. 편의점 CU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와 손잡고 지난 11일 가상현실 편의점 ‘제페토 한강공원점’을 오픈 했다.
제페토는 현실 세계와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의 대표 콘텐츠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나만의 아바타로 나이, 성별, 인종 등을 넘어 다양한 이들과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CU가 이번에 선보인 제페토 한강공원점은 한강을 바라보며 인기 상품을 즐길 수 있는 루프탑 편의점이다. 유저들은 테라스에서 ‘GET 커피’, ‘델라페’ 등 CU 상품을 즐기며 별도로 마련된 파라솔, 테이블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종업계와의 합종연횡은 다른 오프라인 업체에서도 활발하다. 이마트와 GS리테일은 최근 한화생명과 손잡고 ‘구독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매달 소비자가 보험료를 납입하면 보험금을 더 큰 소비 혜택으로 누릴 수 있는 포인트나 쿠폰 형태로 받는 것이 장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뿐만 아니라 여러 이종업계와의 협업이 지속되고 있다"며 "신규 고객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홍보효과도 있어 앞으로 이종업계와의 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구독경제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유통기업과 금융사간 컬래버레이션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구독경제가 진화하면서 소비자와 일회성 거래가 아닌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금융사와의 협업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고객을 확보해도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시장 환경이 된 만큼 기업들이 이제는 금융사와의 협업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