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보고서…PC업체 재고 샇여 현물가격 하락할 듯
삼전·SK하이닉스 주가 ‘직격탄’..서버용D램·낸드 수요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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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2라인에서 엔지니어들이 반도체 생산설비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올해 4분기부터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긴장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단기적 업황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인 흐름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들이 쌓은 재고가 많아지며 D램 가격이 올 4분기 최대 5%까지 하락할 것이란 보고서를 냈다. D램 공급업체가 재고 조정에 나서며 가격을 내리자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가 해제되면서 노트북 등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현물가격 하락세에 ‘침체’ 우려 커져
D램 가격 하락세를 반도체 사이클이 하강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등장하며 우려를 키웠다. 외국계 증권사 CLSA도 지난 9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언더퍼폼(비중 축소)으로 하향했다. PC와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업체가 재고 축적을 위한 구매를 완화하면서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 4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혼합 ASP가 25%가량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냈다.
실제로 PC용 D램 범용제품 8Gb 현물가격은 고정거래 가격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현물가격 움직임은 향후 기업 간 거래(B2B)에서 지표로 쓰이는 고정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업계를 엄습하는 이유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이어지리란 예상이 많았다. D램 가격이 2년 만에 4달러를 넘어서고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반도체 수요도 견조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부문과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각각 6조9300억원, 2조694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7%, 3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D램 고점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삼성전자는 다시 ‘7만전자’로 주저앉았고 SK하이닉스는 급락을 거듭하다 연중 최저가를 찍었다.
중장기 업황은 여전히 ‘견조’
다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침체로 돌아설 것이라는 주장에는 아직 반론이 많다. 먼저 서버용 D램 수요가 아직 견조 하다는 게 이유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D램은 PC에 장착하는 제품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다.
최근 반등하기 시작한 낸드플래시 가격도 불안을 잠재우는 요인이다. 데이터센터 업체가 증설에 나서면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필두로 지난 2분기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D램 수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를 20% 중반으로 예상했지만 낸드플래시는 40%대로 추정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사이클 하락 전환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 업황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예수요는 PC와 모바일과 같은 기기에서 빅데이터를 위한 서버, 이를 활용한 사물인터넷(IoT), 엣지 컴퓨팅으로 다양화되며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과 비슷한 업황 변동이 지속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김선우·홍석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램 사이클 방향성의 지속 기간이 단축되고 있다"며 "과거 업사이클과 다운사이클이 각각 6분기 내외로 유지되며 긴 사이클을 형성했지만, 이제 수개 분기에 수급 전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