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은행권 내 변동형 금리 낮아져
비둘기파 색채 낸 금통위…인하 기대감
‘변동형’, 여전히 높은 이자·적은 한도
“중동발 리스크 따른 변동성 고려해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형 금리가 낮아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출 시장에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형 금리가 낮아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을 비치면서 금리 하락에 기대감에 힘이 실렸지만, 중동발 시장 변동성이 덮치면서 대출 전략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오르며 고정형 주담대 대비 변동형 금리가 낮게 형성돼있다.
지난 3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금리는 5년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이 연 4.18~6.52%, 6개월 변동형은 3.65~6.35%로 나타났다. 고정형이 하단기준 0.53%P, 상단기준 0.17%p 높은 상황이다.
각각의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과 단기물·코픽스(COFIX) 금리가 상반된 방향을 가리킨 결과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월 초 3.497%에서 한 달 만에 3.723%로 상승했다. 2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기준금리 대비 과도하다'는 발언 이후 지난달 27일 기준 3.572%로 다소 낮아졌지만 단기물인 금융채 6개월물 대비 0.76%포인트가량 벌어져있다.
반면 변동금리는 지난달 말경 다섯 달만에 하락 전환했다. 올해 1월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2.77%로 전달 대비 0.12%p 낮아졌다. 이에 지난달 20일부터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에 반영됐다.
최근 고정금리 취급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3일 기준 예금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 1월 말 기준 75.6%로 집계됐다. 2022년 7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한은이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고, 이창용 총재가 시장에 비둘기파적인 분위기를 보이면서 주담대 금리의 하향세가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강해지기도 했다. 금통위원 7명이 6개월 뒤 기준금리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나타낸 점표도 결과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우려도 한풀 꺾였다.
다만 섣불리 변동금리형을 선택하거나 전환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전히 변동형 금리가 고정형 대비 메리트가 크지 않은데다, 은행이 고정형으로의 유인을 위해 변동형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변동형의 대출 한도가 고정형대비 10%가량 낮은 점도 하나의 이유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향후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대출시장에 미칠 여파에 이목이 모이는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069%로, 이날 장중 한 때 4.11%까지 오르기도 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가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시장 변동성에 의해 상승 압력을 받은 영향이다.
향후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쏠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를 부추겨 수입물가를 자극시키고,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한 미 국채 상승은 국고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효과로, 은행채와 대출금리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은 주담대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국면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게 될 경우, 최근 높아진 변동금리 대출 비중으로 인해 시장금리 상승 및 가계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소비자 체감 부담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지게 되면 주담대 금리 하락세가 멈추게 될 수 있다"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지속으로 주담대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소비자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 갈등이 조기에 진정되면 금리와 환율이 안정을 찾을 수 있으나 긴장이 장기화될 상황에 대비해 대출 실행 전 글로벌 금리 환경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