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와 경쟁 초석"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투자아성 ‘계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8.18 08:11

국내 증권사 최초 자기자본 10조 달성

투자여력 확대...운용성과 차별화 기대

미래에셋운용 해외법인 순이익, 국내법인 실적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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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3%로 합병 이후 처음으로 Double-Digit(두 자리 수의) ROE가 기대된다. 과거 대비 두드러지게 개선된 해외 법인의 수익성과 비상장 주식 투자 성과는 여타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A 증권사는 리포트를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최초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한 것은 지난 수년간 자본 효율성을 제고한 데 따른 결실이라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한국 자본시장을 넘어 세계 자본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박현주 회장의 의지가 국내 증권사 최초 ‘자기자본 10조원’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IB들과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한 만큼 앞으로도 우량한 투자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며 금융수출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 국내 증권사 유일무이...자기자본 10조 ‘이정표’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8534억원, 당기순이익 6349억원으로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6월 말 현재 연결기준 지배주주 자기자본 10조500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최초 자기자본 10조원대를 달성한 점이 눈길을 끈다. 분기, 연간 최대 실적을 넘어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한 것은 향후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유수 IB들과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자본금은 1999년 12월 500억원에서 약 20년 만에 200배 넘게 증가했다. 자기자본 우위를 기반으로 우량자산 투자를 확대하고, 투자자산에서 창출되는 이익이 함께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베타 수익은 적극적인 헤지를 통해 변동성을 완화하고, 알파 수익은 에쿼티, 부동산 등 투자목적자산을 확대하고 있는데, 자기자본 10조원 돌파로 이러한 여력이 더욱 커졌다"며 "중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등 증권업종의 운용 환경이 위축되더라도 미래에셋증권의 운용 성과는 충분히 차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전세계 AUM 707억 달러...해외법인 순이익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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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미래에셋증권이 다른 국내 증권사와 달리 수익의 상당 부분을 해외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의 상반기 세전순이익은 1807억원(1분기, 2분기 합산)으로 1800억원을 돌파하면서 작년에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2010억원)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콩, 런던, 미국, 인도 법인에서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늘면서 전체 해외사업의 수익이 개선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 중 해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며 "브로커리지, IB, 트레이딩 등 진출 지역 및 국가 특성에 따라 현지화 전략을 수행하는 한편 계열사의 해외투자 부문을 활성화하면서 투자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한 점이 이같은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현주 회장은 글로벌 투자, 금융 수출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박 회장의 지론 속에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던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미국, 중국, 베트남, 브라질 등 세계 10개 지역에 해외법인 11개, 사무소 3곳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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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금융 한류에 앞장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Global X(글로벌 X), Horizons(호라이즌스) 등 해외 ETF 자회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349종목의 ETF를 운용하고 있다. 운용 규모는 707억 달러(약 83조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2325억원으로 국내법인 순이익(1818억원)을 상회했다. 브루노 글로벌 X 설립자는 미래에셋이 글로벌 X를 인수한 이후 3년도 되지 않아 운용자산(AUM) 300억 달러(약 30조원)를 돌파한 것과 관련해 지난 4월 박 회장에 감사 인사를 표하기도 했다. 브루노 CEO는 "박현주 회장은 진정한 기업가이며 선구자로, 인수한 기업의 경영진을 믿고 사업을 맡겨줄 거라 믿었다"며 "미래에셋이 약속을 지켜주고 글로벌 X 팀을 계속 신뢰해준 사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루노 CEO는 2018년 미래에셋에 글로벌 X 지분을 매각하고 뉴욕의 한 핀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실적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주식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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