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사면령 이후 나타난 아프간 대통령 "현금 도주는 거짓, 귀국 논의하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8.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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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 영상 속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모습.AF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이 대대적인 사면령을 발표하고 온건 이미지 구축에 힘쓰는 가운데, 국외로 달아났던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나타난 그는 본인에게 제기됐던 ‘현금 도주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귀국을 시사했다.

가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현재 UAE에 있다"고 말했다.

가니는 "(지난 15일) 대통령궁에 있을 때 보안 요원으로부터 탈레반이 카불까지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탈레반은 카불을 점령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간을 떠날 때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는 의혹에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의 정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귀국을 논의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이어 현재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의 협상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탈레반이 카불마저 포위하고 진입하려 하자 지난 15일 부인 및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히 도피했다.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통신에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는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을 (탈출용)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모두 들어가지 않아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가니 전 대통령이 챙긴 현금이 2000억 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니가 도피할 당시 1억 6900만 달러(약 1978억 원)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그바르 대사는 "가니 전 대통령이 이 돈을 횡령한 것이며 그를 인터폴이 체포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비스밀라 모하마디 아프가니스탄 국방장관 권한대행도 트위터를 통해 "가니 대통령 일행은 우리의 손을 묶고 놓고 국가를 팔아먹었다"고 꼬집었다.

가니의 라이벌인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 최고위원회 의장은 이런 상황에서 수도를 버린 가니에 대해 신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압둘라 의장은 가니 대통령의 탈출 직후 그를 곧바로 ‘전 대통령’이라고 칭했다.

아프간 정부 2인자 암룰라 살레 제1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합법적인 대통령 대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혼란한 상황에서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종전을 선언하며 온건한 변화를 천명했다.

17일(현지시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사면령이 선포된 만큼 이전 정부나 외국 군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도 국가 가치에 반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로 "아프간 내 민간 언론 활동도 독립적으로 이뤄지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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