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다 소규모 상가 밀집해… 상가 소유주 반대 심해
임대아파트 대거 짓는 수익성 낮은 공공재개발에 반발
9호선 초역세권 강점 "늦더라도 개발은 될 것"
|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모습. 오래된 빌딩 건물 뒤로 중앙대학교병원이 들어서있고 ‘공공개발 절대반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다들 5평 남짓 가게 차려서 같은 자리에서 오래 장사하고 있지. 웬만하면 나가기 싫어."
24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은 소규모 상가가 모여 형성된 골목마다 공공재개발 반대 공지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흑석2구역 골목 상권은 초대형 상가보다 국수집, 과일 가게 등 소형 상가가 80% 이상으로 구성돼 흔히 말하는 ‘정’이 느껴졌다.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대표는 공공재개발에 동의하는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흑석2구역 주민 반대는 지난 1월 서울시가 이곳을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하면서부터다. 정부가 공급 확대라는 정책에만 매몰돼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는 점이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골목 상권을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임대아파트 대거 공급 등 수익성이 낮은 공공재개발에 대한 불신도 작용했다.
|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 내 좁은 골목에 노후주택이 형성된 모습. 그 뒤로 중앙대병원이 보인다. 사진=김기령 기자 |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 내려 중앙대학교병원 중앙대병원 방향으로 걷다보면 흑석2구역에 들어선다. 초역세권인 흑석2구역은 주택보단 상가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인근에 중앙대학교가 있어 대학 상권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가 소유주의 토지 보유율이 높고 상가 수익률이 좋은 지역이다. 이러한 이유로 흑석동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상가 소유주 입장에서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이유가 충분히 이해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흑석동에 20년 가까이 거주한 주민 A씨는 "내가 상가 주인이라도 반대할 것 같아서 이해는 된다"며 "재개발은 좀 늦더라도 언젠가는 진행될 거란 기대는 있어서 일단은 그냥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
▲흑석2구역 도로변에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크게 내걸렸다. 사진=김기령 기자 |
흑석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주거 공간이 협소하고 상가 세력이 크다 보니깐 10여년 전에 민간개발이 추진될 때도 무산됐고 공공개발도 지연되고 있다"며 "오래돼서 거의 무너질 듯한 집들을 보면 하루라도 빨리 개발이 됐으면 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흑석동은 한강변을 끼고 있고 강남, 여의도와 가까워 입지적 강점이 뚜렷한 지역이다. 2005년 흑석뉴타운 지정 이후 구역별로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개발이 진행 중이다. 2019년 흑석7구역에 아크로리버하임이 들어서면서 흑석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고 이밖에도 흑석3구역이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착공에 들어갔으며 흑석11구역도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나서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를 건설할 예정으로 뉴타운으로써 면모를 갖추고 있다.
아크로리버하임은 지난 2019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7~8억원 정도였는데 현재 3배 이상 뛰었다. 이달 3일 전용면적 84㎡가 25억원에 매매되면서 손바뀜됐다. 지난 6월 동일 면적이 21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했을 때도 두 달 사이에 3억원 넘게 상승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값 상승 추세와 반포주공 이주 수요가 겹치면서 2년 전 분양 당시보다 집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상승하고 있다"며 "뉴타운 내 들어설 신규 대단지 아파트 시세도 덩달아 오르고 있지만 수요는 여전히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흑석뉴타운 내 아파트 단지의 집값 상승세에 힘입어 뉴타운 개발 효과를 높이려면 초역세권 부지인 2구역을 제외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개발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대다수는 "흑석뉴타운 대장주인 아크로리버하임보다도 역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개발 필요성이 높은 데다가 개발 이후 시세 상승세가 가장 뚜렷할 것"이라며 "투자가치가 높은 구역"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