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LH 사장 LH 로고 삭제 적극 검토
입주예정자들 LH 로고 떼라 요구 빗발
"품질 높여, 이미지 개선 노력 해야"
|
▲LH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혼희망타운 아파트 외관에 ‘LH 로고’가 없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현준 LH 사장이 LH 로고를 삭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문가와 입주민들 사이에서 LH 로고가 삭제될 경우 형평성과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정부 등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현준 사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H 신혼희망타운 명칭 문제와 관련해 "현재는 LH 로고와 자체 브랜드를 병행하고 있다"며 "로고 사용 문제는 국토부와 상의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LH는 당초 LH 로고와 단지별 브랜드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입주예정자들의 반대에 신혼희망타운 로고를 따로 만들어 쓰는 방안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다시 원안인 LH 로고와 단지 브랜드를 쓰는 방안으로 선회한 상황이다.
그동안 LH는 LH 로고를 신혼희망타운과 분양주택, 임대주택 등에 넣었다. LH는 ‘그린빌(2000년)’, ‘뜨란채(2004년)’, ‘휴먼시아(2006년)’, ‘천년나무(2014년)’ 등 4개의 브랜드를 선보인 바 있다. LH는 지난해 ‘안단테’ 브랜드를 새로 론칭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천년나무 브랜드 이후 6년 만에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은 것이다.
다만 LH 공급 주택은 대형건설사가 공급하는 주택보다 품질이 낮고, 저소득층 아파트라는 인식 우려가 팽배했다. 올해 초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으로 LH 로고에 대한 이미지도 추락했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이 LH 로고를 떼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들은 LH 조직 개편안 온라인 공청회에서 아파트 외벽에 새겨지는 LH로고를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아파트에 온갖 비리로 더럽혀진 LH마크를 제거하고 단지별 네이밍 자율화 이행하라"며 "LH 공영 차량에서는 마크를 가리고 다니면서 입주민 아파트에는 로고가 달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를 두 번 울리는 부패한 LH, 신혼희망타운 네이밍 정책 반대’란 제목으로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글은 현재 1만 4264명이 동의를 한 상황이다.
청원인은 "‘신혼희망타운 여섯자를 아파트 명칭·브랜드에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신혼희망타운 아파트의 명칭·브랜드를 각 단지별 입주민이 원하는 대로 정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혼희망타운을 넘어서 모든 공공아파트에서도 LH CI를 적용하지 않고 입주민의 의견에 따라 명칭과 브랜드를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혼희망타운 입주 예정자들이 오랫동안 신혼희망타운이나 LH 로고를 쓰지 말아 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아파트 특성상 자녀가 많은 신혼부부가 입주하게 되는데, 자녀의 차별 문제에 대해 입주자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거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위례23단지에서 ‘저소득 주거지 낙인 효과가 있다’는 입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아파트 외벽에 SH로고를 삭제한 바 있다.
하지만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브랜드를 바꾸는데 다소 난항이 있을 수 있다. 주택 외벽 로고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유주 75%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신혼희망타운은 분양주택 66%, 임대주택 33% 비율로 섞인 ‘소셜 믹스’ 아파트이기 때문에 입주민이 모든 동의서를 얻는다고 해도 명칭 변경을 위한 75%에 도달하지 못해 법적으로 로고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향후 공급되는 주택에 LH 로고를 삭제할 경우 이미 분양된 LH 임대 주택은 로고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형평성과 역차별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임대주택은 소유권이 LH에 있어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에겐 권리가 없다. 결국 이미 분양된 130만가구의 LH 임대 주택의 경우 로고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LH가 LH 로고를 삭제할 경우 LH 주택 인식 전환이 더 힘들어 질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친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한 전문가는 "정부와 LH가 스스로 LH 로고를 뗄 경우, 그동안의 LH 주택 이미지를 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다"며 "정부와 LH가 왜 스스로 LH 주택 이미지를 깎아내리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H주택의 대한 인식 변화가 어렵겠지만, 정부와 LH는 주택의 품질을 높여서 이미지 개선에 더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LH 관계자는 "아직 LH 로고 삭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방안이 나온 바 없다"며 "LH 로고 삭제가 정해지면,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브랜드를 정하게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주택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설계, 시공 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드론, 열화상 카메라 등 스마트 장비를 활용한 하자관리, 고객참여형 입주점검 체계 확립, 외부전문가를 통한 사용검사 도입 등 주택품질 제고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on90@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