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빅피처’…"전기차·수소 모든 사업 펼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9.06 16:45

수소사업 새 비전 공개 ‘하이드로젠 웨이브’ 개최



제네시스 ‘친환경차 선언’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수소차



계열사도 新성장동력 찾기···모비스 ‘전기’ 글로비스 ‘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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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2021 넥쏘.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작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단순히 전기차나 수소차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관련 부품, 인프라, 운송 등 분야의 경쟁력까지 갖추기 위한 움직임이다. 현대차·기아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주력 계열사들이 총출동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수소사업의 새 비전과 새로운 기술 솔루션을 공개한다. 그룹 차원의 미래 전략 방향성을 소개하고 신규 시스템·모빌리티를 알리는 자리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맞물려 8일부터 열리는 ‘수소모빌리티+쇼’에서 관련 기술력을 소개한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공식 출범하는 ‘수소기업협의체’ 구성을 위해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정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과 함께 국내 수소 기술 동맹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전기차 분야에서도 돋보인다. 현대차는 이날 ‘2045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그 핵심 축으로 ‘클린 모빌리티’를 꼽았다. 전체 탄소 배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차량 운행 단계에서의 배출 저감을 위해 제품 및 사업 구조의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게 현대차의 구상이다.

현대차는 특히 2035년까지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 모델을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로만 구성하기로 했다. 2040년까지 기타 주요 시장에서도 순차적으로 모든 판매 차량의 전동화를 완료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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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 2일 새로운 전동화 비전을 발표했다. 전기차와 수소차로 완전히 방향을 틀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신차들을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로 출시한다. 제네시스는 또 그룹사 최초로 203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제네시스는 오는 2030년까지 총 8개의 모델로 구성된 수소 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40만대까지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 가장 적극적인 친환경 행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개막한 ‘IAA 모빌리티 2021’ 미디어 발표회에서 ‘모빌리티 무브’를 주제로 중장기 글로벌 영업 추진 전략을 공개했다. 자동차 핵심 모듈 경쟁력에 ‘e파워트레인’ 기술을 결합한 스케이트보드형 모듈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청사진이다.

현대모비스는 스케이트보드형 모듈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스케이트보드형 모듈은 차량의 뼈대를 이루는 섀시프레임에 e파워트레인 시스템으로 불리는 전동화 핵심부품들이 합쳐진 형태다. 글로벌 완성차들의 요구에 맞춰 유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완성차 회사 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 진입을 노리는 스타트업 등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을 투입하며 가스 해상운송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자동차선 주력의 해운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다가오는 글로벌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해 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 기술 수준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수소 저장·운송 매개체로 꼽히는 암모니아의 해상운송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의 운송과 저장을 위해서는 기체 상태의 수소를 액체로 바꿔야 한다. 기체수소는 운송 용량이 제한적이고, 액화수소(영하 253도 극저온 조건에서 액체 상태인 수소) 방식은 저장 밀도가 낮고 아직 상용화 되지 않은 한계가 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암모니아다. 수소에 질소를 결합시키면 암모니아가 된다. 이 암모니아 형태로 해상 운송을 하고 수요처에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암모니아는 액화수소와 달리 상온에서 비교적 쉽게 액화하며 단위 부피당 1.7배 수소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어 대량 운송이 용이하다고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는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선 안정적인 수소 공급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라 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소 국내물류와 수소 해상운송, LNG 운송사업 등은 현대글로비스가 향후 성장할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움직여 육성하고 있는 영역이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와 전기 ‘투트랙’ 전략에 집중하는 것은 미래 먹거리를 빠르게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이 급변하고 있지만 토요타, 벤츠 등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강자로 분류됐던 기업들은 변화에 아직까지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후발주자 입장이었던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시장의 변화가 곧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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