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가아파트 중심으로 월세 전환 급증한다

김기령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9.06 15:48

학군 수요 높은 대치·반포 월세 늘어
대출 규제로 비싼 전세 감당 힘들어
학군 수요로 전셋값 급등 불구 수요 대비 공급 우위 시장 펼쳐져
학군 수요로 강남 3구 벗어나고 싶지 않아

서울 아파트

▲서울 동작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대치, 반포 등 학군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집주인들이 저금리 기조에 월세를 선호하고 세입자들도 대출이 막히면서 20억원이 넘는 전세 가격을 추격매수할 여력이 없는 탓에 월세를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지난달 전용면적 76㎡의 월세 거래는 총 8건이 발생했다. 실거래가는 보증금 1억~5억원에 월세는 2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까지 다양하게 거래됐다.

은마아파트는 학군 수요가 워낙 많아 늘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는 대표적인 아파트다. 지난 7월 집주인 2년 실거주 의무가 해제되면서 공급 물량이 소폭 증가하기도 했지만 일시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학군 수요가 높은 지역인 반포에서도 월세 전환 사례는 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면적 84㎡는 신규 계약 매물이 보증금 13억 5000만원에 월세 5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19년 전세 11억 5000만원에 거래된 계약이 월세로 전환된 것이다.

임대인들이 월세 전환을 선호하는 이유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전세가격을 계속 높게 받을 필요가 없다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년 전 아파트 전세 시세가 4억원이었던 A 아파트가 9월 기준 시세가 6억원이라면 기존 보증금 4억원에 나머지 2억원은 전월세 전환 비율에 따라 월세로 전환해 받는 식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발생한 전월세 거래 12건 중 월세가 8건으로 60%에 달했다. 전세 13억 5000만원에 지난 2018년 임대차 계약을 했던 매물은 지난 7월 월세로 전환됐다. 보증금 15억원에 월세 2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기존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 후 신규 계약 과정에서 집주인들이 전세 시세에 맞춰 올라간 전세금액만큼을 월세로 전환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집주인 입장에서 재정적 여유가 있다면 전세를 몇십억씩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탓에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와 집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임차인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월세 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강남권역은 전세가격이 20억원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대출로는 이 비용을 소화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반포동 인근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당장 전세가격 수준의 자금이 없는 임차인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라도 계약하는 편"이라며 "임대차법 이후 매물이 씨가 마른데다가 가격 자체가 급등하면서 추격매수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전세의 월세화 현상의 본질적인 원인은 집값 상승에서 비롯된 셈이다. 월세 전환 급증에 세입자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수요는 여전히 높다. 반포주공 아파트 주민 강 모씨는 "자녀가 세화여중으로 통학하기 때문에 반포동 인근을 벗어나고 싶지 않다"며 "전세는 너무 비싸서 월세도 고려하고 있는데 금액이 부담돼서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월세 전환에도 전세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7월 전세 23억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신반포자이 전용면적 114㎡는 지난 7월 전세 최고가인 27억원에 거래됐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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